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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파워케이블의 위력

와이어월드 Platinum Electra 7

wireworld platinum electra 7 thumb

비교 측정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가 밝은 이후에도 케이블에 대한 연구는 지지부진했었다. 이전에 몬스터 케이블 같은 곳이나 몇몇 하이파이 오디오 전용 케이블이 생산되긴 했지만 일부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케이블에 대한 음질적 변화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미시적인 세계이지만 그 변화가 시스템에 따라 때론 작게 때론 크게 나타나기도 하며 그 기준점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에선 뛰어난 케이블에 대한 소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90년대 들어 그 이유에 대해서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과학적인 이론을 제시하는 메이커가 생겨나 일부 의문을 해소시켜 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와이어월드다.

1995년 데이빗 살츠라는 엔지니어는 재미있는 장치 하나는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이 사람은 1992년 기존에 운영하던 회사 스트레이트와이어를 매각한 후 새로운 회사 및 제품에 대해 구상하던 중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렸고 그에 매진하던 중이었다. 그 장치는 인터커넥트 케이블을 하나의 장치에 여러 개 연결한 후 바이패스 점퍼를 걸어놓거나 떼어놓는 등 수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런 독특한, 일종의 케이블 셀렉터를 개발한 이유는 케이블 사이의 음질 차이를 비교 측정하기 위해서다.

wireworld

시작은 1980년대에 있었던 경험에서부터 촉발되었다. 프리앰프와 앰프 사이를 매우 짧은 매우 짧은 수제 점퍼로 연결한 것과 케이블로 연결시킨 것과 소리 차이였다. 이를 알게 된 이후 케이블로 인한 인위적이며 왜곡된 소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여러 케이블을 만들어 케이블을 연결한 것과 바이패스 연결한 것 사이의 비교를 통해 케이블의 완성도를 실험하고 케이블을 개발해왔다. 이 케이블 비교 측정기(Cable Comparator™)는 미국 특허5,740,255번으로 등록되었고 1996년 미국 CES 박람회에 출품해 혁신상을 받게 된다.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 관찰과 의문 그리고 증명과 개발을 통해 얻은 과학적 개발 과정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가격만 올라가는 오디오 케이블 분야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PEP IECend

와이어월드

와이월드 이 외에도 하이파이 케이블에 대한 연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설파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하이파이, 하이엔드 케이블을 막론하고 도체와 절연, 차폐, 피복 등 다양한 케이블 구성 요소 및 설계에 대한 기본은 일정한 패턴을 완성하고 있다. 도체는 하위급 OFC, 즉 무산소 동선으로 시작해 그 다음엔 은도금 동 그리고 플래그십 계열에선 전도도가 가장 높은 은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순도 측면에선 일부 이의가 있고 순도와 음질 사이 연관관계에 대해 이견도 있으나 7N까지가 유의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도체 내부의 입자 구조는 상위 모델로 가면 OCC, 즉 단방향 결정 구조의 도체를 사용하며 최상위로 가면 소수의 케이블 제련 기술을 가진 메이커들이 싱글(모노) 크리스탈 구조의 단결정 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wireworld cut

이 외에 절연, 차폐 등은 테플론 등 구 소재와 구조가 천차만별이다. 일부 변종들도 많은데 케이블 중간에 필터를 걸어 노이즈를 제거하는 방식을 채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중간에 배터리 팩을 달아 전기를 흘려 액티브 절연을 실시하는 케이블도 있다. 한편에선 액티브 쉴딩 기법을 개발, 적용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와이어월드는 ‘더 나은 엔지니어링이 반드시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케이블로 인해 발생하는 착색과 왜곡, 손신은 우수한 케이블 지오메트리를 통해서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다. 이 외에 소재와 제조 공정의 공차 등은 그에 대해 부수적으로 도움을 줄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더 저렴한 유닛으로 만든 메이커 제품이 고가의 유닛으로 만든 DIY 스피커보다 더 나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wireworld patented

Platinum Electra 7

와이어월드가 고안해낸 일부 기술은 특허까지 받아 상용화된 바 있다. 그 요체는 DNA HELIX® 구조 및 Composilex 절연, FLUXFIELD™, UNI-PATH™ 테크놀로지 같은 것들이다. 물론 도체 소재나 절연 등에 전기적 물성이 뛰어난 것들을 선별해 사용하며 더불어 각 라인업에 따라 차등 적용해 라인업의 위계를 철저히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기술 위에 개발된 지오메트리가 케이블의 성능을 지배한다는 것이 와이어월드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80달러짜리 스타라이트 6 디지털 케이블은 DNA Helix 설계로 인해 훨씬 더 비싼 수십배 짜리 하이엔드 케이블도다 더 낮은 지터를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MG 1110

이번에 만난 케이블은 다름아닌 전원 케이블이다. 전원 케이블의 경우 여타 음악 시그널을 전송하는 케이블과 기본 전제가 다르다. 가정으로 인입되는 AC 전류를 다뤄야하며 이는 각 액티브 컴포넌트의 작동에 직접 영향을 준다. 필자 또한 이런 전기로 인하 음질적 성능 차이에 대해 수십년간 인지해온 바 작년에 시청실에 전기 공사를 진행했다. 4SQ 동선을 사용하고 배전반에서 오디오 전용 차단기를 별도로 설치해 벽체로 연결했다. 벽체는 독일 베커 소켓을 사용한 파워텍 제품을 사용해 마무리했다. 2구 벽체 아웃렛 두 개를 사용했는데 음질에 대한 영향력과 체감 효과를 굉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

ofc vs occ

그렇다면 이 벽체 혹은 멀티탭에 꼽아 사용하는 전원 케입블을 와이어월드는 어떻게 설계했을까? 우선 도체는 7N 최고 등급을 사용하며 도체 소재는 순은이다. 확실히 와이어월드 최상위 모델에 적용되는 도체 그레이드다. 더불어 OCC 입자 구조를 갖는 도체다. OCC는 일본의 오노 박사가 고안해 최초 후루가와 일본 제련 공장에서 개발한 것으로 연속 주조 방식을 적용한 것을 뜻하다. 독자적인 주조 방식을 사용해 입자가 한 방향으로 고르게 배열되면서 주조 과정에서 입자의 불규칙한 배열이 만들어내는 그레인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전자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불필요한 왜곡, 손실이 적어진다는 개념이다.

Platinum Electra 7 단면 구조

흥미로운 건 DNA Helix 기술로서 이는 케이블을 횡으로 눞여서 배열하는 기술이다. 이런 배열은 결국 전자기의 이동에 서로 중첩된 배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와전류를 방지하기 위함이며 노이즈를 더욱 극도로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플래그십 케이블은 12게이지짜리 케이블 다발을 총 20개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며 각각 핫, 콜드, 그라운드 구성이다. 한편 절연의 경우 COMPOSILEX® 2 절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소재 자체는 와이어월드에서 공개하고 있지 않는 것이 아쉬운데 절연률이 매우 낮은 소재 몇 가지를 섞은 하이브리드 복합 섬유인 것으로 판단된다.

metal

마지막으로 단자는 어떤 케이블을 막론하고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와이어월드는 최상급 전원 케이블을 위해 접점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꽤 높은 등급의 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네오텍 단자처럼 생겼는데 와이어월드 특주가 아닐까한다. 일단 전기가 통하는 케이블 접촉 부위는 모두 도체와 동일한 7N 순도의 OCC 구조 도체를 사용했다. 하지만 순은 소재는 너무 무르다고 판단해서인지 구리 표면에 은을 도차해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접점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단자는 케이블과 매우 단단하게 결속되어 있어 아무리 힘을 주어도 빼내기 힘들다. 참고로 와이어월드는 국내에 유통되는 케이블 중 흔치 않게 전기 안전 인증을 획득한 케이블이다.

Fluxfield 테크놀로지

청음

와이어월드 전원 케이블이 배송되고 나서 며칠간 번인을 거쳤다. 번인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른 케이블보다 더 많은 번인이 요구되는 것이 전원 케이블이다. 케이블을 테스트한 시스템은 일단 소스 기기의 경우 웨이버사 Wcore, 웨이버사 Wstreamer를 각각 Roon 코어 및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사용했고 DAC는 반오디오 불새 MK3를 활용했다. 여기에 프리앰프는 클라세 Delta, 파워앰프는 패스랩스 XA60.5 모노블럭을 매칭 했고 스피커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Atria를 사용했다.

diana

기존에 사용하던 케이블로 듣다가 반오디오 불새 MK3 DAC에 연결된 케이블을 Platinum Electra 7으로 교체했다. 이전에 사용했던 케이블은 킴버 PK-14였는데 약 10년은 사용했던 케이블.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도 한데 성능 차이는 확실했고 성향 차이도 많았다. 예를 들어 다이애나 크롤의 ‘I’ll see you in my dream’을 들어보면 보컬 음상이 더욱 명료하다. 한편 피아노 타건의 강음과 약음 차이가 더욱 크게 들린다. 다이내믹 컨트라스트가 더욱 커 쾌감, 실체감의 상승이 뚜렸하다.

cornelius

해상도는 순은의 강점 중 하나다. 전도도의 상승으로 인한 디테일, 해상력이 더욱 크게 드러난다. 하지만 그 외에 동적인 측면에서 변화도 감지된다. 예를 들어 코넬리우스의 ‘Drop’을 들어보면 물소리가 상당히 다양한 방향으로 오가며 입체적인 이미지를 눈 앞에 만들어낸다. 이러한 어떤 사물의 위치를 소리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알려준다. 아울러 드럼 등 리듬 악기의 초반 어택이 더욱 강력하다. 소리의 강, 약 구분이 확실하며 그 끝이 단단하고 표적에 명확히 꽂히는 느낌이다. 매우 역동적인 느낌이 잘 살아난다.

gustav

소리의 투명도, 에지, 표면 질감 표현을 다시 테스트해보자. 구스타브 레온하르트가 챔발로로 연주한 바흐의 ‘Goldberg variations’를 들어보면 잔향을 길게 끌고 나가진 않으며 딱 필요한 만큼의 기음과 잔향이 어우러진다. 확실히 OCC 케이블에서 들을 수 있는 단단하고 뚜렷한 기음, 에지가 그려진다. 그에 비하면 과거 상당히 쾌감이 좋고 선명한 소리를 내주었다는 케이블에 비해서도 상당 부분 진화한 전원 케이블의 표본을 보는 듯하다.

andris shostakovich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을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를 재생해보니 확실히 이 케이블의 특성을 일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마치 볼륨이 커진 듯 강음의 세기가 상당히 치솟아 오른다. 가장 섬세한 약음에서 최대 강음까지 세기의 강도 표현이 훨씬 더 세밀하게 구분되어 들린다. 다이내믹스 폭의 상승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대 크기도 약간 더 커지면 무척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케이블 하나로 일어나는 변화 치곤 상당히 큰 변화폭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섬세하고 역동적이며 매우 투명하고 쾌감까지 많이 이끌어내는 케이블이다.

Wireworld Platinum Electra 7 Power Cord

총평

필자는 케이블 같은 경우 여분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운용한다. 모든 기기, 모든 시스템에 항상 좋은 케이블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 시스템 교체가 잦고 더군다나 리뷰를 위한 제품 대여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그 때마다 전원 케이블, 인터, 스피커케이블도 교체해 튜닝하곤 한다. 그 중 와이어월드 케이블도 몇 개 있는데 그 이유는 어떤 기기에 적용해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면 시스템 변화에 따른 성능 저하나 매칭 변이를 크게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올라운더 타입 케이블로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잘 만든 케이블이 아닐까한다. 이번 Platinum Electra 7 같은 경우도 비교 시청시 그 변화가 드라마틱할 정도로 성능 자체는 높은 케이블로서 수십 년간 케이블만 연구해온 와이어월드의 기술력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제품 사양

DESIGN
Fluxfield™ Technology

SIGNAL CONDUCTORS
Qty: 20 | Gauge: 12AWG | 3 sq. mm

CONDUCTOR MATERIAL
OCC®-7N Solid silver

INSULATION
COMPOSILEX® 2

PLUG CONTACTS
OCC®-7N Silver-clad Copper

PART CODE: PEP

NOTE: A 20-Amp C19 IEC termination is available. Contact us directly @ 954-474-4464 if custom length or build is required.

제조사 : 와이어월드 케이블 테크놀로지(미국)
공식 수입원 : ㈜ 샘에너지
공식 소비자가 : 33,000,000원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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