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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일렉트로닉스 ULTIMA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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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속성

코드 일렉트로닉스(이하 ‘코드’)의 속성은 시간이다. 코드가 생각하는 그리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음악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시간이다. 우리는 양 쪽 귀를 통해 좌/우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강, 약과 시간차를 분석해 소리가 나는 위치를 인식하고 균형을 잡는다. 그 중 소리의 위치를 알게 만드는 것은 시간에 대한 분석에서 기인한다. 모든 소리는 공간 속에서 명멸하며 한번 지나간 소리는 연기처럼 아무런 정보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래서 녹음을 해서 즐기지만 그 시간차 간극을 좁히는데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코드가 만들어낸 디지털 소스 기기에서 이런 시간축 구현은 WTA 길이를 탭으로 나누어 미세하게 추적해낸 결과다. 우리가 알고 있는 DAVE DAC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설계해 만들어낼 수 있는 기기가 아니었다. 그들이 처음 내놓은 DAC64만 해도 그 당시 일반적인 DAC들이 1~2백 불과했던 탭 길이에 비해 1,024탭의 WTA 탭 길이를 가지고 탄생했다. 덕분에 당대 어떤 디지털 기기에서도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홀로그래픽 음장감을 구현해냈었다. 가히 하이엔드 디지털의 이변이었고 그것은 지금도 변함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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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간의 속성을 디지털 기술로 발전시킨 코드지만 사실 코드의 본령은 앰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대표 존 프랭스는 항공 우주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이었고 그는 전원부 설계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을 앰프에 처음 탑재하면서 하이엔드 앰프 분야에 파란을 일으킨 사람이다. 그가 고안한 앰프의 개괄적 특성은 스위칭 전원부에 AB클래스 증폭단 구성이다. 고속으로 작동하는 스위칭 전원부는 증폭에 필요한 가장 정확한 전기를 빠르게 전달해주었고 이는 일반적인 AB클래스 증폭 파워앰프의 음향적 기준을 순식간에 바꾸어버렸다. 이후 D클래스 앰프가 출시되긴 했지만 코드가 여전히 이런 구성을 취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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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A

그리고 시간은 흘러 ULTIMA 시리즈 출범을 알려왔다. 시간을 극단적으로 세분화해 시간축 특성을 정교하게 구현했던 코드. 그러나 그들의 라인업 교체 주기는 지난한 시간을 소요했다. 이전 SPM 시리즈가 처음 출범했을 당시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처음 사용했던 SPM600 파워앰프의 출시 시기가 이제 20년이 넘어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SPM1050 같은 앰프의 출시 시기도 2007년경이니 코드 앰프들의 일련의 라인업은 계속해서 정체 상태였다고 봐도 무방했다.

ULTIMA라는 신제품 라인업에 대한 소문이 무럭무럭 피어나던 최근 필자는 이들의 라인업 리노베이션에 있어 뭔가 커다란 트리거가 되어준 요인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단순히 디자인 변경과 편의성 향상, 전기 효율 등을 이슈로 하는 라인업 변경이라면 기존의 코드 특성상 SE, MKIII같은 류의 버전 변경으로 끝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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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A 6 스테레오 파워앰프

코드의 신형 ULTIMA 6 파워앰프는 기본적으로 스테레오 파워앰프다. 코드 측에서는 스테레오 파워앰프로 ULTIMA 6와 ULTIMA 5 등 두 개 모델을, 그리고 모노블럭 파워앰프로 ULTIMA 3, ULTIMA 2 그리고 ULTIMA 등 세 개 모델을 출시했다. ULTIMA 6는 스테레오 파워앰프 중 가장 막내. 그러나 앰프 설계의 기본적인 부분에선 상위급과 동일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요컨대 ULTIMA 6는 8옴 기준 채널 당 220와트 출력을 가지는 스테레오 파워앰프로서 전 고조파 왜곡률은 무려 0.005% 정도로 매우 깨끗한 소리를 내주는 모델이다. 기존 SPM 1050MKII가 0.04%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뛰어난 성능이다. 또한 주파수 응답 구간 또한 전작이 2Hz에서 58kHz였던 것에 비해 ULTIMA 6의 경우 무려 0.5Hz에서 100kHz 구간을 소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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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ITIMA 6는 코드 앰프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고속 SMPS, 즉 스위칭 전원부를 탑재하고 있는 것 그리고 출력단에 MOSFET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여러 부부에서 더욱 향상된 소자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듀얼-피드-포워드’ 서킷의 적용이다. 이는 영국 에섹스 대학의 말콤 에섹스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후 벨 연구소의 밥 코델 박사가 진보시킨 증폭 관련 이론이다. 그리고 이를 코드의 존 프랭스가 실제 코드 앰프에 적용해내 얻은 기술적 쾌거다. 이 기술을 통해 증폭단의 출력단 쪽에서 일어나는 오류를 수정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한 출력 특성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더불어 다이내믹스, 타이밍 부분에서도 탁월한 성능 향상을 얻어냈다.

ULTIMA 6가 ULTIMA 시리즈의 엔트리급이라고 해서 낮은 등급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파워앰프는 웬만한 브랜드의 미들급 정도 레벨로 보인다. 출력단만 봐도 그런데 MOSFET 증폭 소자를 총 16개나 투입하고 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출력단이 아닌 코드의 특주 MOSFET으로서 디스토션이 매우 낮으며 마이크로초당 무려 300볼트 전압에서 작동한다. 기본적으로 고전압으로 매우 높은 스피드로 작동하는 앰프다.

흥미로운 것은 출력단의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ULTIMA 6의 MOSFET 증폭 이후 출력단엔 오류 보정 서킷이 내장되어 있다.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한 신호가 스피커로 출력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 더불어 풀 밸런스 설계의 입력단엔 DC 검출을 위한 서보 회로 및 온도 보상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어 앰프의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고 있다. 하위 모델인지만 이런 회로는 상위 플래그십 모델과 동일한 설계 DNA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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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

일단 ULTIMA 6를 처음 보면 디자인과 만듦새에서 기존 제품들과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은 동일해 보인다. 그러나 직접 다루어보면 여러 면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면 디자인은 완전히 바뀌어 몰라볼 정도인데 특히 중앙 하단의 버튼이 DAVE DAC의 디스플레이 창과 동일한 디자인 컨셉을 가지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만들어진 이 버튼은 스탠바이 및 작동 모드를 알려준다. 더불어 숨겨진 기능이 있는데 버튼 위에 틈에 카드를 넣어 눌러주면 상단의 불빛 세기를 조정할 수 있다.

입력단은 XLR 및 RCA 모두 한 조씩 지원하고 있으며 출력단은 좌/우 한 조가 마련되어 있다. 항공기 그레이드의 풀 알루미늄 바디는 마치 우주선을 보는 듯 SF 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여기에 더해 니켈 마감 다리 네 개가 받치고 있는 형태. 마치 금방이라도 바닥을 박차고 우주로 날아갈 것만 같은 인상이다.

테스트는 CPA 5000 프리앰프를 공수해 같은 코드끼리 순정 매칭을 시도했다. 더불어 소스기기로는 뮤직 서버로 오렌더 N100을, 그리고 DAC로 코드 DAVE를 매칭했다. 스피커는 B&W의 800D. 전작인 SPM 1050MKII도 섭외해 신/구형의 차이를 가늠해보면서 ULTIMA 6의 성능을 평가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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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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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LTIMA 6의 사운드는 기존 코드 사운드의 특징을 일부 간직하고 있지만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세대로 진입한 인상이다. 예를 들어 전대역에 걸친 균형감이 살짝 아래로 내려왔다. 예를 들어 다프트 펑크의 ‘Within’ 등 피아노 독주를 들어보면 배음은 더욱 넓은 대역에 걸쳐 펼쳐지며 고역 쪽으로 가면서 매우 투명하고 싱싱하다. 뭔가 인공적이거나 작위적인 배음 표현이 아니라 한층 더 자연스러운 여음을 남긴다. 전체 대역 중 특히 중역대 표현력 향상도 눈에 띈다. 약간 여윈 중역은 코드 앰프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는데 이 부분에서 ULTIMA 6의 중역 디테일 향상은 확실히 음악적 표현력을 드라마틱하게 상승시켰다.

코드 파워앰프는 SMPS 전원을 사용하지만 그 장점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더욱 개선된 듯하다. 특히 디지털 소스 기기들의 특징이 앰프에서도 드러나는데 전 고조파 왜곡이 줄어들어서인지 전작보다 더욱 적막 같은 배경을 선사하다. 더불어 보컬 레코딩에서 포커싱 능력의 향상도 더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켈리 스윗의 ‘Je T’aime’에서 투명도는 고역쪽으로 올라갈수록 SPM 1000MKII와 대비된다. 주파수 응답 범위 및 응답 속도의 향상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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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의료용 정밀기기에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전원부의 정밀도와 함께 기존보다 훨씬 더 커진 피크 전류값 등은 더욱 여유 있는 다이내믹스 폭을 부여했다. 훨씬 더 넉넉한 다이내믹 헤드룸 아래에서 모든 음악들은 자연스럽고 여유 넘치는 재생음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닐스 로프그렌의 ‘Bass & Drum intro’ 같은 곡을 들어보면 기본적으로 리듬, 페이스&타이밍 측면에선 여전히 뛰나나다. 하지만 50여초 이후 펼쳐지는 일렉트릭 베이스의 어택 및 강, 약 표현에선 핵을 명확히 짚고 나가며 가볍게 훑고 지나가지 않는 강건한 모습을 보여준다. 쥐어짜는 억지스러운 중, 저역이 아니라 무척 묵직한 펀치력까지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여러 악기나 장르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드러나면서 이번 코드 ULTIMA 시리즈에 대한 긍적적인 측면으로 작용한다. 앨리스 사라 오트의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에서 명료한 옥타브 표현과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피아노 타건의 배음은 명료하며 투명하다. 타악이 스피커 후방에서 빠르게 달려 나와 순식간에 어택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800D라는 대형기지만 ULTIMA 6는 그리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무대 표현에 있어서도 공격적으로 쏟아지는 피로감이 줄고 전/후 심도가 깊어진 인상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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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아마도 ULTIMA 6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세부적인 증폭 특성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수정하고 보완한 인상이다. 이를 위해 약 30여 년간 지켜봐왔던 벨 연구소 밥 코델 박사의 연구 결과를 드디어 적용하기에 이르렀고 출력 보정 회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세밀하게 매만져 나온 것이 ULTIMA다. 측정 수치 등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다이내믹스 폭이나 펀치력 등이 더욱 상승해 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더불어 크로스토크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심지가 뚜렷한 모습이다. 더 가볍게 D클래스 증폭으로 선회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코드는 여전히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고 그 결과는 오히려 더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로 변모한 인상이다. 코드 증폭 철학의 눈부신 혁신은 ULTIMA 6로부터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Specifications

Output Power: 220W RMS per channel @ 0.005% distortion into 8Ω

THD: 0.005% distortion

Frequency Response: -1dB – 0.5Hz – 100kHz

Dimensions with included Integra Legs: 18cm (H) x 48cm (W) x 36cm (D)

Dimensions with optional Side Blocks: 15cm (H) x 42cm (W) x 36cm (D)

Weight: 22.4kG

공식 수입원 : 웅진음향

연락처 : 02-6338-8525

공식 소비자가격 : 11,000,000원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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