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에선 스튜디오 관련 녹음 장비나 마스터링 관련 기기를 만드는 메이커가 하이엔드 오디오에 진입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머징 테크놀로지, 마이텍 등 다양하죠. 그리고 꽤 성공을 거두는 모습입니다. 물론 모든 스튜디오 관련 메이커나 엔지니어들이 하이파이 분야에서 성공하진 못합니다. 음악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분야와 이를 재생하는 분야는 엄연히 다른 분야니까요. 그 중에서 정말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하이파이 분야에서도 인정받는 모습입니다.
국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뛰어난 마스터링 스튜디오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곳이 사운드미러 코리아입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고 존 뉴튼이라는 전설적인 엔지니어가 설립했죠. 국내에선 황감독님이 총괄하고 계신데 이곳은 오디오 리뷰어로서도 귀감이 되는 소리를 들려주어서 종종 놀라곤 합니다. 괜히 그래미 어워드 2관왕이 된 게 아니죠.
가끔 스튜디오 엔지니어라고 하면 하이파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맹신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요. 엔지니어도 엔지니어 나름입니다. 일단 스튜디오 모니터링 환경이 좋은 곳이 별로 없습니다. 엔지니어가 하이파이 분야 입장에서 듣는 사람들이 아니기도 하고요. 소리가 수준 이하인 곳도 태반입니다. 또한 동일한 이론에 대한 해석이나 적용이 다른 부분이 있어 스튜디오 엔지니어의 말을 그대로 하이파이에 대입하면 좀 곤란하죠. 사운드미러 같은 스튜디오는 무척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이곳에 B&W 801D4가 설치되었다고 해서 인터뷰 차 방문했습니다. 영국 애비로드와 함께 전 세계 두 번째인 듯 한데요. 봄에 한 번 가보고 올해엔 두 번째인데 소리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전에 이미 테스트해보고 시연회도 진행했기에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들려주는 소리는 801D4의 익스트림 버전 같은 그 무엇입니다.
물론 브리카스티 M28 네 대를 사용한 바이앰핑 앰프 시스템에다가 코드 M Scaler와 DAVE도 큰 몫을 했죠. 게다가 곳곳에 공진을 잘 잡은 환경이라 아주 깨끗하고 평탄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특히 오디오파일 사이에서 일종의 ‘치트키’처럼 통하는 코드 M Scaler에 대해 극찬을 하시더군요. 직접 구입해 사용하실 정도로 자신은 물론 뮤지션들이 좋아한다고 말이죠. 이번 재생음에서 M Scaler와 DAVE의 역할도 지분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리뷰어는 종종 소리의 기준을 잡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소리도 좋고 저 소리도 좋으면 과연 기준이란 무엇인가? 의문이 듭니다. 그럴 때 기준이 되는 재생 음을 들으면 시점이 좀 더 명료해지죠. 제게도 그런 장소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유일하게 마스터링 스튜디오인 사운드미러가 있습니다. 다음엔 또 어떤 소리로 놀라움을 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