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즈 보컬리스트가 한 자리에 모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도 하다. 하지만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은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치 꿈처럼 그들은 함께 호흡하면서 ‘Ella & Louis’라는 앨범을 발매했다. 무려 1956년의 일이다.
그리고 1년 후 엘라와 루이는 다시 만났고 ‘Ella & Louis Again’이라는 앨범을 탄생시켰다. 이 앨범은 전작과 조금 다르다. 총 열 아홉 곡을 두 장의 엘피에 빼곡이 담은 앨범은 이젠 이게 마지막이라는 듯 꼭꼭 눌러담았다. 하지만 모두 듀엣 곡이 아니다. 열두 곡은 듀엣 곡이고 나머지 일곱 곡은 각자 솔로로 불렀다. 엘라가 세 곡, 루이가 네 곡이었다.
연주는 역시 이번에도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가 돌아와 든든히 지원해주었다. 베이스에 레이 브라운, 드럼에 루이 벨슨 등 리듬 섹션이 가세했고 기타에 허브 엘리스 등 당시 버스 시절 올 스타 멤버들이다. 프로듀서는 어김없이 노먼 그랜츠가 맡았다. 그리고 루이는 전작과 달리 트럼펫 연주를 단 여섯 곡에서만 선보이는 등 연주 부분에서도 전작과 차이가 꽤 많다. 전작과 유사한 패턴의 재탕이거나 또는 미공개 세선이 아니라 꽤 많이 새로운 2집인 것.
이 앨범은 깨끗한 엘피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중고로 구할 수 있고 오리지널 외에 일본 등에서 발매한 것도 본 적은 있지만 상태가 항상 별로였다. 그래서 음원으로만 가끔 들었는데 최근엔 버브와 어쿠스틱 사운즈가 손을 잡고 재발매했다. 2LP 그대로 발매해 가격 부담은 조금 있지만 음질은 아주 잘 뽑아냈다. 라이언 K. 스미스의 마스터링도 좋고 프레싱 품질이 훌륭하다. 겨울이면 자주 꺼내 듣던 엘라와 루이의 목소리. 이젠 LP로 즐기기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