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루카스가 선보인 <스타워즈>에서의 서라운드 입체 음향은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며 커다란 히트를 기록했다. 시대가 흘러 세상은 3D 영상과 함께 3D 입체 음향까지 발전했다. 하지만 3D 영상은 생각처럼 그리 발전하지 못했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같은 VR 메이커를 인수할 때만해도 꽃길을 걸을 것만 같았단 VR. 이 때문에 3D 서라운드도 극장 외에 컨슈머 분야에선 보급이나 발전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IT 및 음악 스트리밍의 공룡 애플뮤직이 입체음향을 음원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다시 3D 서라운드 음향 경쟁에 불이 붙을 듯하다. 애플뮤직이 입체음향 음원 서비스에 적용한 포맷은 다름 아닌 전통의 강자 돌비의 애트모스라는 3D 음향 스탠더드이기 때문. 하지만 3D 서라운드 포맷에 돌비 애트모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벨기에에서 개발한 오로 3D 및 MPEG-H 3D 오디오 등 다양한 포맷이 존재한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IIS가 개발한 MPEG-H 3D 오디오의 최근 행보가 눈에 들어왔다. 피지컬 포맷이 아니라 일반 방송이나 OTT 또는 VR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되어 현재 국내 UHD 방송에서도 일부 적용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컨슈머 쪽에선 사실 이 포맷의 지배력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 사운드 유나이티드의 데논, 마란츠 같은 브랜드가 선도적으로 채용한 것 정도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비아 라이센싱(Via Licensing Corp.)이 8개 회원 업체와 함께 MPEG-H 3D 오디오의 특허 풀 생성 및 그 가능성을 발표하고 라이센스 사업을 시작했다. 참가자는 돌비와 ETRI, 프라운호퍼, 오렌지, 로열 필립스, 소니 그룹, 보이스에이지, WILUS 등이다. 채널 기반이 아닌 객체 기반 음향 포맷인 MPEG-H 3D는 이를바 몰입형/ 공간 음향 포맷으로서 국제 표준이면서 방송 및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그 가능성을 언제든 열려있다. 하드웨어 포맷도 TV,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운드바, 스트리밍 스피커,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대응 가능하다.
며칠 전엔 우리가 사용하는 스트리밍 오디오에서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모듈 개발/제조사로도 유명한 호주의 스트림언리미티드(StreamUnlimited)가 MPEG-H 3D 음향 포맷을 채용했다. 하지만 어떤 분야든 포맷이 대중화되려면 이를 기준 포맷으로 방송, 스트리밍 등으로 서비스하는 업체가 많아져야 가능하다. 결국 방송 및 음악 스트리밍 그리고 최종적으로 AR, VR 등의 운명과 함께 할텐데 MPEG-H 오디오의 미래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