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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헤게모니를 장악하라

T+A MP200

mp 200 cd radio cards 1200x700

일상의 ‘Made in Germany’

나름 하드웨어 리뷰어고 이런저런 전자기기를 많이 다루다보니 시력이 아니라 다른 눈만 높아진 것 같다. 꼭 고가 제품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엔 선배가 해외여행을 다녀오다가 구입해 선물해준 지포 라이터를 쓰고 있는데 이것도 참 기특하다. 끽연가인 나는 한 때 여러 종류의 지포 라이터를 거의 수집하듯 구입해서 사용해보았지만 요즘은 쓰지 않는다. 기름 부어주는 것도 귀찮고 무엇보다 내구성이 좋지 않은 것들이 태반. 하지만 이 녀석은 내구성도 뛰어나고 만듦새도 정교하다. 그 선배가 다녀온 여행지는 다름 아닌 독일이었다.

독일 그리고 스위스. 무슨 짓을 해도 하드웨어 관련 일을 하거나 심지어 정밀 공학이 필요한 제품들에서 이 나라 제품을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그건 마찬가지다. 수백 년간 쌓아온 기술이라는 것이 어느 한 순간 따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Made in Germany’, ‘Made in Switzerland’는 어떤 믿음이 되었다. 검소한 일상을 즐기는 내겐 숨이 턱턱 막히는 단어들임에도 불구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MP200 silber Front Web

정밀하고 부드럽게

이런 정밀 기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분야는 대단히 방대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의 관심사 오디오를 살펴보면 필자 또한 할 이야기가 넘칠 정도로 많다. 예를 들어 최근엔 많이 사라지고 없는 시디피 분야다. 그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파일만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CD라는 음악 저장 포맷은 물리적인 회전과 함께 이동 및 보관,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엘피가 그것에 관해서라면 가장 복잡하고 물리적 크기와 무게 모두 앞서지만 일단 이번은 디지털 기기에 관련된 이야기다.

여러 나라의 시디피를 사용해보면 일본을 비롯해 독일, 스위스 브랜드들에서 그 정교함에 감탄한 적이 많다. 소니 SCD-1을 비롯 이후 에소테릭이나 아큐페이즈, 마란츠 상위 기기들은 매우 부드러운 작동 메커니즘을 가지며 내구성도 우수하다. 사용해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살가울 정도다. 와디아 같은 미국 디지털 브랜드는 우직하고 단단해 절대 고장 같은 것은 안날 것처럼 생겼지만 그 섬세하고 친절한 유전 친화적 인터페이스는 일본이나 유럽 기기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mp 200 teaser mp 200

독일 하이엔드의 첨병 T+A

여기 독일 하이엔드 오디오의 첨병이자 스스로 ‘우리는 사실 과학자들입니다’라고 부르짖는 브랜드 T+A가 시디 플레이어를 들고 나타났다. 국/내 외로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물론 무선 시스템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와중에 T+A는 시디피를, 그것도 신제품으로 개발해 출시한 것이다. CD, CD-R, CD-RW 등을 모두 읽어내 디지털 출력할 수 있는, 엄밀히 말하면 시디피가 아니라 CDT. 그러니까 CD 트랜스포트라고 할 수 있다.

mp 200 streaming client cards 600x700 2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저 CDT 같은 이 제품 MP200에서 CDT 기능은 그저 여러 부가 기능 중 하나에 불과했다. MP200은 말 그대로 멀티 플레이어다.

요컨대 MP200은 CD 같은 피지컬 포맷을 재생해줄 뿐만 아니라 타이달, 코부즈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에 대응한다. 또한 UNnP/DLNA에 대응하므로 나스 등에 위치한 음원을 자유자재로 재생할 수 있다. USB A 타입 입력을 지원하는데 플래시 메모리에 음원을 담아 바로 재생도 가능하다. 인터넷 라이도 HD Radio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인터넷 방송을 청취할 수도 있는 만능 음원 트랜스포트, 그러니까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라는 말이다. 게다가 ROON 같은 음원 재생/라이브러리 관리 프로그램의 인증을 받은 기기로서 ROON 사용자는 ROON의 편리한 기능 및 플레이어를 통해 한층 간편한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우선 후면을 보면 좌측에 블루투스 안테나 그리고 우측엔 WLAN 안테나를 설치할 수 있는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바로 무선 송신이 가능하다는 것. 블루투스를 지원하며 이더넷 같은 경우 유선 LAN을 갖추고 있지만 무선 LAN을 통해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 제품은 아날로그 입/출력이 없는 순수 디지털 네트워크 플레이어다. 한편 디지털 입력은 동축 두 조 및 광 입력 한 조를 지원하고 별도로 동축 디지털 출력 한 조를 마련해놓았다. 여타 DAC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후방엔 HDD 라고 쓰여진 USB A 타입 입력단이 있는데 이 단자는 USB 메모리는 물론 외장 하드까지 별도의 전원 없이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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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기기의 후면의 우측에 도열해있는 단자다. T+A 200 시리즈는 원래 동일한 200 시리즈끼리 E2 링크라는 시스템 링크를 통해 서로 케이블로 연결해주면 마치 서로 다른 기기가 하나의 기기처럼 함께 컨트롤이 가능하다. DAC200은 물론 A200 파워앰프에도 이 링크가 마련되어 있다. MP200도 마찬가지로 이런 인터페이스가 마련되어 있는데 DAC와 연결할 경우 ‘USB SYS’와 ‘SYS OUT’ 등 두 단자를 제공된 케이블로 모두 연결해 주어야한다. 이렇게 되면 두 기기는 마치 한 몸체처럼 작동하며 비트 퍼펙트 전송이 가능하다.

전면을 살펴보면 역시 같은 200 시리즈인 DAC200이나 HA200처럼 적당한 사이즈의 디스플레 창 및 우측의 노브 그리고 아래로 여러 버튼이 올망졸망 도열해있다. 좌측 상단엔 시디를 넣을 수 있는 입구가 보인다. 이는 프론트 로딩이 탑 로딩 방식이 아니고 이른바 슬롯 로딩으로 시디를 입구로 밀어 넣고 재생하는 방식이다. 그 아래로 USB 메모리 및 외장 하드 접속을 위한 USB 입력 그리고 다양한 입력 선택 및 메뉴 버튼들을 모두 꺼내놓은 모습이다.

mp200

셋업

본격적인 시청에 앞서서 여러 기능을 체크해보고 인터페이스를 확인해보았다. 이 다양한 기능을 가진 네트워크 플레이겸 시디피는 일단 리모컨으로 몇 가지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메뉴 셋업은 본체를 직접 조작해 세부적으로 조정해야하지만 단순 재생이나 입력 선택 등은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 다음으로 관건은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가장 큰 숙제인 리모트 앱이 될 것이다. 이 부분에서 T+A는 자체 앱을 준비해놓고 있다. ‘MusicNavigator’라는 것으로 스마트기기에서 무료로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BluOS 정도로 편리하진 않지만 여러 제어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T+A의 같은 200 시리즈인 DAC200와 연동시켜 사용하면서 진행했다. 케이블 두 개로 연결시키면 DAC200의 입력은 USB나 동축 같은 입력이 아니라 ‘SYS IN’이 전면 창에 뜨면서 시스템 통신으로 바뀐다. 그리고 두 기기는 마친 한몸처럼 작동한다. CD를 재생하면 자동으로 CD로 입력이 바뀌어 DAC200에서 DA 변환 후 출력하며 ROON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ROON 모드로 바뀌어 음원을 재생해준다. 상당히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가지며 음질적으로도 함께 사용할 때 이득이 커서 웬만하면 함께 사용하길 권하고 싶을 정도다.

청음

roberta

시청은 평소 사용하던 코드 CPM3350 인티앰프 그리고 베리티 Rienzi 및 케프 LS50 Meta 등을 두루 사용했다. 로베르타 감바리니의 ‘So in love’를 들어보면 피아노 타건의 매우 정교하고 에지있게 들린다. 기존에 사용하던 마이트너에서 변경했음에도 강단 있고 싱싱한 사운드가 돋보이며 매우 사실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어 놀랐다. ROON에서 재생하면 ROON의 음질적 특색이 그리고 NAS에 저장된 음원으로 재생하면 DAC 자체의 특성이 더 도드라진다. 재생 소프트웨어나 인터페이스에 따른 사운드 특성도 충분히 드러내주는 거울 같은 사운드다.

mccoy

음색적인 부분에서는 말고 투명하며 어떤 음색적 컬러도 본래 음원에 투과하지 않는 타입이다. 맥코이 타이너의 ‘Recorda me’를 들어보면 리듬감은 잘 살려낸다. 어택이 빠르고 서스테인을 짧게 끌고 가며 아주 개운하게 릴리즈하는 타입. 따라서 지저분한 잔상을 남기지 않고 대신 이런 강건한 스타일 덕분에 온도감이 높진 않다. 고역부터 저역까지 탁 트여 있는 광대역 사운드를 내뿜는다. 확실히 같은 라인업의 DAC200과 시너지가 크다고 보이는데 다분히 DAC200의 사운드를 철저히 보좌해주는 사운드를 표출한다.

jack

디지털에서 디지털로의 이행에서 일어나는 음질적 변이는 생각 이상으로 커다란 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ROON 코어를 사용해 ROON으로 사용해서 음악을 재생했을 때와 NAS 또는 USB 메모리 스틱에 저장된 음원을 T+A 앱으로 재생했을 때 차이가 명확하다. 한편 이 트랜스포트와 DAC200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해상도에서 확실히 뛰어나다. 잭 존슨의 ‘Staple it together’에서 번개처럼 빛나는 하이햇 사운드를 모두 풍부하게 포착해 들려준다. 특히 DAC200 단독 재생보다 MP200과 함께 재생시 중역대 디테일이 꽤 보강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osmo 1

지금은 서울 시향 음악 감독으로 재직 중인 오스모 벤스케가 2017년 말러 녹음을 들어보자. 여러 녹음 중 6번과 함께 가장 뛰어난 녹음을 선보인 5번 교향곡을 담은 디스크를 넣자 빠르게 읽어나간다. SACD를 지원하지 않아 아쉽지만 일반 CD 레이어 재생음도 만만치 않다. 게인은 음원에 비해 약간 낮아 볼륨을 좀 더 높이자 BIS 레이블 녹음의 광대한 다이내믹스가 표출된다. 특히 전체적인 음장을 조망하게 만들며 절대 산만하지 않게 정리 정돈된 정위감 덕분에 2층 관람석에서 평온하게 음악 속으로 침잠하게 만드는 듯한 체험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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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이번 리뷰는 단순히 MP200 하나의 리뷰가 아니었다. DAC200부터 A200 파워앰프 그리고 MP200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리뷰의 마지막이었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약 2주 동안 여러 기기들과 매칭 그리고 서로 다른 조합을 통해 T+A의 200 시리즈를 전반적으로 세밀하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였다. T+A라는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 집중해본 것은 HV 시리즈 이후에 처음인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만큼 그들의 포텐셜이 미들급에서 폭발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MP200은 그 중에서도 T+A 디지탈의 출발점에 화룡점정이 되어주었다. 요컨대 가정용 하이엔드 디지털 부문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첨병의 등장이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Technical Specifications

CD-Player
Formats CD/DA, CD-R, CD-RW, CD-text
Frequency response and dynamic range 2 Hz – 20 kHz / 100 dB

Streaming Client
Formats MP3, AAC, OGG-Vorbis, FLAC, WAV, AIFF, ALAC
PCM 32 … 192 kHz, 16/24 Bit; MP3 bis 320 kBit

Supported media servers UPnP 1.1, UPnP AV and DLNA kompatible Server, Microsoft Windows Media Connect Server (WMDRM10, DLNA compatible servers

Features Auto Network Config., Internet Radio Station database (automatic updates)

Interfaces
LAN: Fast Ethernet 10/100 Base-T,
WLAN: 2,4 GHz, +20 dBm (100 mW), IEEE 802.11 b/g/n
2x USB 2.0 Mastermode

Tuner (FM)
Frequency range FM Radio 87,5 – 108 MHz (Europa / US); 76 – 90 MHz (Japanese
version))
Sensitivity Mono (26dB S/N) 0,9 µV, Stereo (46 dB S/N) 40 µV
Overload margin 103 dB µV,
Stereo channel separation 50dB
RDS Functions Stationname, Radio text

Tuner (DAB)
Reception standard DAB, DAB+
Freqency band 168 – 240 MHz (Band III)
Overload margin 103 dB µV,
Sensitivity (BER = 10 – 4) 2,5 µV

Bluetooth
Supported audio formats APT-X, MP3, AAC, SBC
Freqency band 2,4 GHz: 2042Mhz … 2480Mhz
Max. transmission power <10 dBm (EIRP)
RC protocol AVRCP

Inputs
SP/DIF (16-24bit): 2x coax (192kHz), 1x TOS-Link (96kHz)

Outputs
Digital output coax (IEC 60958), SYS-LINK USB output

Mains in 115–240V, 50–60Hz, 25 Watts
Normal operation (max.) 25 W
Standby (ECO) < 0,5 W
Automatic power down After 90 Minutues without music signal
Dimensions (WxHxD) 10 ×32×34cm
Accessories Remote control handset FM200, Mains cord, USB-SYS-ca- ble and RJ-45 SYS-Link-cable for connection of a DAC 200
or HA 200, WLAN and Bluetooth antenna, FM antenna

Weight 4,4kg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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