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을 발매하는 데는 무척 복잡한 판권이 연관되어 있어서 레이블을 보고 판단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 등 일부 유럽은 판권 관련 제약이 일찍 풀려버려 커버 아트웍을 바꾼 채 다양한 명반들이 대거 LP로 발매되고 있다. Dol, Doxy, Jazzwax, Watxtime, Jazzimages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레이블을 남발해 LP를 제작, 판매 중이다. 대개 이런 LP의 경우 본래 판권을 가진 유니버설/버브, 소니 등 메이저 음반사는 물론이고 유니버설 산하 콩코드, 크래프트레코딩스가 보유중인 리버사이드, 프레스티지, 컨템포러리 등 우리가 예전에 OJC로 알고 있는 레이블에서 발매한 음반들을 마구잡이로 발매한다. 원본은 거의 CD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와중에 또 한 쪽에선 LP라는 아날로그 포맷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마스터링을 통해 LP를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이저 쪽에선 아무래도 블루노트 Tone Poet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어쿠스틱 사운즈가 버브와 함께 백 카달로그 재발매를 심도 깊게 이어나가고 있다. 이 외에 콩코드 산하 크래프트 레코딩스가 있고.
예전에 XRCD 외에 지금도 발매 중인 에소테릭 같은 곳에서 출시하는 SACD를 보면 그들은 메이저 음반사로부터 판권을 일정 기간 라이센스 받아 음반을 출시하고 있다. 일반 버전과 차별화된 마스터링을 통해 더 뛰어난 음질로 만들고 이런 음반들은 음질을 중요시하는 오디오파일들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이 일반 버전보다 훨씬 더 높다.
그 중 최근 몇 년간 가장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오디오파일 음반 재발매 레이블이라면 2xHD를 들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존 레논의 일부 음반에서 레코딩 엔지니어를 맡았던 앙드레 페리의 존재는 차치하고서라도 나그라의 르네 라플람이 마스터링을 진행해 출시하는 진짜 아날로그 음질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원래 이들은 기존에 발매된 바 있는 음반의 아날로그 마스터를 받아 ‘퓨전 마스터링 시스템’을 통해 PCM, DSD 등 다양한 고해상도 포맷으로 출시했었다. 이후 그들은 아예 오리지널 릴 마스터 테잎을 복사해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대개 15 IPS CCIR 테잎에 담아 995달러를 받는다. 대단히 고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릴 마스터 복사본 외에 LP까지 손을 대고 있다. 당연히 LP의 마스터가 되는 릴 마스터를 가지고 있으니 LP를 발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중엔 레조넌스 레이블도 있다. 레조넌스 레이블은 제브 펠드먼이 리드하는 재발매 전문 레이블. 그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프로듀서 겸 리이슈 프로젝트 기획자로 유명하다. 특히 레조넌스 레이블에서 빌 에반스 등 숨겨진 녹음을 발굴하면서 그래미 어워드에서 ‘Best Historical Album’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최근엔 블루노트의 대표 돈 워스와 함께 블루노트 앨범 재발매 작업에 컨설턴트로 활동하기도 하고 있다. MPS 아카이브를 뒤져 새로운 레코딩을 발매하는 등 그를 해외에서 ‘재즈 탐정’으로 부르는 이유다.
2xHD가 레조넌스와 긴밀하게 협력하게 시작한 것은 아마도 이전에 전혀 발매되지 않았던 아날로그 시대 원전 마스터에 대한 애정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이었던 듯. 예를 들어 빌 에반스의 1960~70년대 재발매 프로젝트는 레조넌스가 발굴한 앨범 중에서도 베스트다. ‘Some other time’, ‘Another Time’, ‘Evans in England’ 그리고 ‘art d’lugoff top of the gate’ 등이 대표적이며 이 외에도 1970년대 ‘Inner spirit’, ‘Mornign glory’ 등 잊을만하면 발굴작이 계속 레조넌스에서 발매되고 있다. 그 중 르네 라플렘의 2xHD이 발매한 것은 ‘Some other time’. 예전에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과연 이번 2xHD 버전 LP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