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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릴투릴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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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포맷이 전성기이던 시절 모든 음악은 아날로그 포맷에 녹음되었고 대중들에게 아날로그 포맷으로 전달되었다. 모든 과정이 아날로그로 이뤄진 시절이기에 이후 디지털 포맷인 CD가 출현한 이후에도 원본 아날로그 포맷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중요했다. 하지만 갈수록 아날로그 원본 마스터는 노화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가 만개하면서 더 많은 대중들이 편리하게 음악을 즐겼지만 한 편으로는 아날로그 원본 마스터에 대한 왜곡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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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맷으로 변환한 음원은 여러 엔지니어들에 의해 편집되었고 대단히 다양한 판본이 완성되었다. 물론 기라성 같은 엔지니어들에 의해 리마스터링된 뛰어난 디지털 리마스터 음반들도 존재하지만 출처가 원래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인 경우 아날로그 포맷으로 즐기는 게 가장 좋다. 해상도나 다이내믹레인지 그리고 편집에 의한 채널 믹싱 등 왜곡이 없기 때문이다. 음반사들이 아날로그 원본의 24비트 추출을 통해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 그리고 24비트 음원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원본에 충실한 음원 재생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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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날로그의 벨 에포크 시절 음반에 있어 최고의 마스터는 릴테잎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튜디오에서 앨범 녹음 작업을 릴 테잎에 했으니까. 그러나 오래된 마스터테잎 원본을 구하는 건 쉽지 않고 가격도 높은 편이다. 게다가 국내에선 구하기 힘들도 이베이 등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야한다. 이를 재생할 하드웨어, 즉 릴 데크 또한 빈티지 대열에 흡수될 만큼 오래되어 상태 좋은 제품 구하기가 힘들다. 돈을 들여 오버홀을 하고 싶어도 전문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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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국내 상황에서 릴투릴 클럽이라는 업체가 생겼다. 작년 10월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제야 가보게 되었다. 이곳은 그 동안 오리지널 릴 마스터를 소장하고 즐기고 싶어도 쉽지 않았던 국내 상황에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일단 해외에서 발매되는 재발매 릴 테잎을 수입, 판매한다. 해외에서 음악 애호가,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릴 테잎 재발매들이다. 2XH, 오디오노츠, 헤미올리아, 오푸스3 등이 대표적이다. 오리지널 마스터테잎을 자사의 독자적인 마스터링 기법을 통해 재발매하고 있는 레이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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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릴데크도 취급하고 있다. 빈티지 마니아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릴데크의 대표 브랜드 리복스 및 나그라, 타스캄은 물론이며 스튜더, 아카이, 필립스 등 릴데크 명기가 즐비하다. 특히 빈티지 릴데크의 수리, 오버홀 서비스까지 진행해주어 릴데크 마니아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릴데크가 그저 과거의 향수로만 머물지 않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며 릴 테잎처럼 릴데크도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릴투릴 클럽에선 아나로그 오디오 디자인의 TP-1000 같은 신형 릴데크를 수입해 시연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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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엔 매장 겸 청음실이 세팅되어 있었는데 아날로그 오디오 디자인의 릴 데크 그리고 야마하 앰프와 야마하 스피커로 릴 테잎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들었던 스피커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스피커 중 하나인 야마하 NS-5000이 릴 테잎 소리를 아주 맛있게 재생해주고 있었다. 한동안 릴 테잎으로 재생되는 음악을 듣다고 보니 마치 릴멍(?)에 빠진 듯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형은 가격대가 높지만 리복스 B77은 아주 잘 오버홀된 제품이 있어 언젠간 구입해서 직접 운용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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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독일 뮌헨 오디오쇼에서 여러 하이엔드 오디오 부스에서 약속이나 한 듯 릴 테잎으로 음악을 시연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디지털 녹음이 아닌 아날로그 녹음 시절 음악을 사랑한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볼만한 세계다. 국내에 이런 곳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매우 반갑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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