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핑크 플로이드 관련 재발매나 영상물들 복각 작업이 물밀 듯 밀려오고 있다. 나만 해도 최근 들어 몇 년간 구입한 게 ‘Delicate sound of thunder’ 디럭스 에디션, ‘Pulse’ 블루레이, ‘The momentary lapse of reason’ 리믹스 디럭스, ‘Animals’ 리믹스 디럭스 에디션 등 무척 많다. 더불어 아날로그 프로덕션에서 발매한 ‘Dark side of the moon’과 ‘Wish your were here’ SACD 음질은 정말 최고였다.
그러나 패키지나 음질 등과 무관하게 그냥 습관적으로 구입하게 된다.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들이니 뭐랄까 의무적이랄까? 이번에도 또 하나의 기념반이 하나 발매된다고 한다. 핑크 폴로이드의 ‘Dark side of the moon’ 디럭스 패키지인데 이전에 발매되었던 것들 대비 꽤 화려한 편이다. 우선 1972년 5월부터 1973년 1월까지 영국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앨범 전곡 리마스터링 버전을 LP로 담았고 1974년 웸블리 엠파이어 풀 공연 실황이 또 다른 LP로 발매된다.
위 두 장의 앨범은 각각 LP 그리고 두 장의 CD 및 블루레이에 담긴다. 특히 블루레이엔 멀티 채널 돌비 애트모스 믹싱 버전 및 스테레오 믹싱 고해상도 버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 DVD까지. 여기에 더해 이번 박스셋엔 45RPM, 7인치 싱글 두 장을 추가했다. 내부 부클릿도 푸짐하다. 160페이지 분량의 양장본 책엔 투어 기간 희귀 사진이 가득하며 76페이지 또 다른 악보집이 포함된다고 한다.
이 박스에 포함된 내용물 중 별도로 발매하는 것은 웸블리 엠파이어 풀 공연 실황 및 160페이지 양장본 책자 정도다. 다른 것들은 오직 이 박스셋을 구입해야 즐길 수 있다. 과연 구입할 가치가 있을까? 팬으로서 소유욕이 일기는 하지만 뭔가 아쉽다. 게다가 무려 299.98에 달하는 가격도 망설이게 만드는 점.
가격이 높아진 이유는 다른 것보다 돌비 애트모스 멀티 채널 믹싱 같은 걸 포함한 블루레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돌비 애트모스는 잘 세팅해 즐기면 좋지만 가정에서 돌비 애트모스 세팅하고 듣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요즘 박스셋에서 이런 식으로 분량 늘리기를 통해 가격만 상승시키는 디럭스 에디션이 너무 만연한데 그보다는 새로운 컨텐츠를 복원해 발매하면 더 좋을 듯.
그리고 블루레이를 추가할 거라면 음원이 아닌 영상물을 복원해서 넣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당시 필름을 복원해서 고화질로 만들긴 쉽지 않을 듯. 여러모로 기대도 되는 한편 아쉽기도 한 50주년 기념 에디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