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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넘어 다시 음악 애호가 곁으로

미션 778X – 1부

mission 778x thumb

최근 몇 달간 개인적으로 하이파이 오디오 운영하면서 꽤 많은 기기를 섭렵하고 있다. 리뷰어로서 공식적인 리뷰도 있지만 그것에만 메달리진 않는다. 실제로 리뷰어들 중엔 그런 활동에만 집중하고 개인적인 오디오 시스템 운영은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선 열정이 식어버리기 일쑤다. 게다가 원래 음악을 듣지 않고선 하루도 참지 못하는지라 책상 위부터 메인 시스템까지 꾸준히 새로운 기기를 구입해서 테스트해보고 즐기기도 한다. 일이면서 취미란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이 몇 배 더 커지기도 한다.

simon bakoon chord 1

그 중 재미있는 건 작은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사이몬 오디오 i5 인티앰프나 바쿤 7511 인티 겸 파워가 그렇다. 모두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입력단은 과감히 빼버리고 오직 앰프 기능에만 충실하게 만든 것들이다. 소스기기도 최근엔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Hugo TT2로 종종 즐긴다. 가격에서 소스기기에 많이 투자를 하는 편인데 시쳇말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예나 지금이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걸 실감한다.

와중에 또 다른 기기가 하나 나의 방 문지방을 넘어 들어왔다. 다름아닌 미션 778X. 오디오 구력이 오래된 분들은 이제 와서 무슨 미션이냐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미션은 여전히 살아 있고 다시 예전의 미션의 영광을 되살리려 고군분투 중이다. IAG로 지분이 넘어간 지 꽤 오래 되었는데 최근 미션 770같은 레트로 디자인의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영국으로 생산 기지로 옮겨 생산하고 있다. 캠브리지셔 헌팅던주에서 25000스퀘어 평방 피트에서 브리티시 하이파이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모습. 최근 캐슬 스피커도 그렇고 다시 대거 영국으로 생산 라인을 옮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CYRUS two

또 하나는 미션 778X의 부활이 눈에 띈다. 이 앰프는 초창기 미션의 설립과 함께한 모델의 리바이벌이다. 1983년 미션에선 첫 번째 인티앰프 778을 미션이라는 브랜드로 내놓았다. 지금 보면 투박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 앰프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많은 인기를 얻었다. 시장의 가능성을 본 미션은 사이러스라는 브랜드를 별도로 런칭해 앰프를 내놓는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사이러스 원, 투 같은 모델이다. 작은 출력에 당돌한 사운드를 내주면서 대중들에게 음악을 선사했던 모델들…이렇게 세월은 흘렀고 최근엔 사이러스에 이어 미션까지 당시 모델을 리바이벌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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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년이 지난 시점에서 미션 778X를 바라보니 새삼 정겨운 마음이 앞선다. 디자인도 당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모습인데 하프 사이즈지만 그 크기나 무게에서 우람한 느낌이다. 좌우 너비가 236mm, 깊이가 무려 380.6mm, 높이가 98mm로 최근 들어본 하프 사이즈 앰프 중엔 가장 큰 사이즈에 무게도 6.3kg으로 묵직하다. 좌측엔 셀렉터, 우측에 볼륨 노브가 큼지막하며 돌려보면서 조작해보니 손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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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45년 전의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지만 내부 설계나 기능 면에선 최신 앰프들의 그것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우선 앰프 부문은 클래스 AB 증폭으로 설계했고 전원부는 200VA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그리고 3000uF 용량의 커패시터 뱅크로 구성해 든든한 리니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출력은 8옴 기준에서 45와트, 임피던스가 절반인 4옴으로 떨어지면 65와트 출력을 내준다. 선형적인 출력 증강을 보이진 않지만 북셀프 등 웬만한 스피커 제어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입력단을 최대한 다양하게 마련해 여러 주변 기기들과 호환성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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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디지털 섹션이다. 내부에 DAC를 내장했는데 ESS 테크놀로지의 ES9018K2M 칩셋을 사용했다. 디지털 입력은 동축, 광 외에 USB 입력도 대응해 24/192 PCM 음원은 물론이고 DSD도 DSD256까지 대응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블루투스 5.0(aptX/AAC)를 지원하므로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포노앰프 내장이다. MM 카트리지 전용으로 입문형 턴테이블 하나에 778X 하나면 바로 LP를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헤드폰 앰프도 빼놓지 않고 구비하고 있는 모습.

미션은 작심하고 778X에 여러 기능을 모두 축약해놓고 있는 모습으로 스피커만 따로 추가하면 작지만 든든한 오디오 시스템 하나가 완성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럼 과연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요 머칠 이런 저런 기능을 테스트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이 가격대에선 경쟁력이 상당히 높다.

  • 2부로 이어집니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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