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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778X – 성능에 대해

Mission 778x Integrated Stereo Amplifier

미션 778X의 활용 방법을 생각하다가 최근 듣고 있는 스피커 아탈란테 3에 시선이 머물렀다. 아탈란테 3엔 최근 몇 가지 앰프를 매칭해보았다. 소스 기기는 MSB Analog DAC로 유니티 게인인 100으로 세팅하고 앰프만 몇 차례 교체해가면서 즐기고 있는 와중이다. 몇 가지 매칭에서 기억에 남는 건 일단 서그덴 A21sig 인티앰프였다. 저출력 클래스 A 증폭으로 요즘 앰프처럼 광대역에 스피드를 앞세운 소리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정 반대편에 선 소리도 약간 느리고 대역이 아주 넓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잔잔한 호수의 불결처럼 길게 펴져나가는 따스한 음결은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었다.

mission 778x 8

이후 바쿤의 7511mk4도 있었다. 리뷰 덕분에 집에 한참 머물렀던 인티앰프 겸 파워앰프로 이 앰프에선 또 다른 소리를 발견했다. 이 또한 요즘 클래스 D나 대출력 트랜지스터 앰프와 달린 온건하고 담백한 소릿결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고역이 얄미울 정도로 예뻤다. 서그덴에 비하면 정제된 톤이지만 확실히 바쿤만의 그 중독성 넘치는 중, 고역 음색은 아탈란테 3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SAL i5를 매칭한 것은 최근이었다. 한참 전에 리뷰하면서 그 성능에 놀랐었는데 여유가 없어 내보냈었는데 못내 잊기 힘든 소리라서 다시 구입했다. 이 앰프에 매칭한 아탈란테는 아마도 전 과목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골고루 받을만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음색, 저역 제어력, 디테일 등. 서그덴에서 만난 폴폴 날리는 연기마냥 풍부한 잔향, 바쿤의 그 중독성 높은 중, 고역 색감은 없었지만 대신 i5는 마치 마크 같은 모범성과 음악성을 골고루 지녔다.

청음

luciano

최근 미션 778X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이 앰프는 내부에 DAC를 내장하고 있어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무리가 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무척 기특하다. 우선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Caruso’를 들어보면 목소리가 굵직하고 확실히 남성적인 힘이 느껴진다. 예쁘고 화장기 짙은 골드문트를 듣다가 무게감 있고 권위적이 저역의 플리니우스나 심지어 크렐을 들으면 느낄 수 있는 그런 차이다. 선이 굵고 묵직한 무게감이 실려 있다.

1 dominique

도미니크 피스 아이메의 ‘Birds’에선 이런 스타일의 소리가 세부적으로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중역과 높은 저역대에 걸쳐 에너지가 충만해 얕거나 비는 듯한 느낌 없이 충만한 사운드 질감을 보여준다. 무게 중심이 중, 저역에 있어 산만한 느낌이 없고 고역은 차분한 톤을 보여준다. 특히 아탈란테 3를 제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전체적으로 무척 다부지고 밀도 높은 사운드로 브리티시 사운드의 핵심을 잘 계승한 앰프로 보인다. 특히 BBC 계열 LS3/5A 같은 스피커와 무척 좋은 매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엔 웨이버사 Wstreamer에서 USB 출력을 778X의 USB 입력단에 연결해 음악을 재생해보았다. 사실 채 백만 원도 안되는 가격대의 인티앰프에 내장된 DAC의 성능엔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내장 DAC의 성능, 특히 USB 입력단을 통해 듣는 에일린 패럴의 ‘Stormy weather’에선 피아노는 상쾌하고 투명하다. 음악이 연주되는 공간 정보들이 섬세하고 생생하게 눈 앞에 드러난다. 더구나 저가 DAC에서 유독 격차가 벌어지는 관악 재생에서도 매끈하고 호방한 사운드가 아주 쉽게 재생된다. 어설픈 단독 DAC보단 낫다는 인상이다.

nils

디지털 음원을 듣다가 문득 778X에 포노단이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한창 많이 듣다가 엘피랙에 고이 모셔둔 닐스 로프그렌의 엘피를 꺼내 트랜스로터 턴테이블에 올렸다. 참고로 턴테이블은 ZET-3MKII, 카트리지는 MM 카트리지의 초고봉 중 하나인 골드링 1042를 사용했다. ‘Keith don’t go’를 재생하자 담백하고 두툼한 엘피 사운드가 펼쳐진다. 확실히 골드링의 달콤하고 담백한 사운드에 778X의 사운드가 겹쳐지면서 디지털보다 더 진한 표면 질감이 표현된다. MM 카트리지만 대응하는 것은 아쉽지만 턴테이블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겐 이 정도만 해도 안성맞춤이다. 이 정도 음질의 외장 포노앰프를 구입하려서 수십만원이 더 필요하니까 말이다.

mission 778x 7

미션의 승부수

미션은 무척 오랫동안 브리티시 오디오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했었다. 미션 스피커부터 인티앰프 등 당시 경쟁자들과 영토를 나누며 승승장구했다. 스피커 외에 앰프, 시디피 등의 제작을 위해 별도의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으며 그것이 미션 사이러스였다. 이후 사이러스로 분리, 독립했지만 미션의 역할이 지대했던 건 인정해야한다. 이후 IAG에 흡수되면서 한동안 아이덴티티가 옅여진 경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션의 승부수는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으로 점철되고 있다. 상위 스피커는 영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한편 수십년 동안 잠들어 있단 778 인티앰프를 되살려냈다. 이 가격대에서 778X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앰프를 찾긴 힘들 것 같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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