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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란테 3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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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듣는 오디오는 조금 작은 사이즈로 즐긴다. 공간이 제한적인데가 제법 큰 시스템을 운용하게 되면 부밍이 생기고 상당히 많은 튜닝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락포트를 방에 욱여넣고 즐기거나 또는 다인오디오 C4를 여러 해 운영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락포트 등 메인 시스템을 모두 넓은 청음실로 옮겨 온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작은 공간에서 밀도 높게 즐기느냐 스피커에 걸맞은 넓은 공간에서 즐기느냐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면 당연히 후자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니까.

이제 메인 시스템은 락포트 Atria와 윌슨 Sasha 두 개다.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세팅을 하느라 계속 이리저리 앰프 매칭을 달리해보기도 하고 케이블링을 다시 하고 스피커 위치를 바꾸어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락포트는 웨이버사 Wslim Pro, 그리고 윌슨은 MSB Analog와 패스랩스 XA60.5로 귀결되었다. 차분하면서도 내줄 소린 다 내주며 고급스러운 중역 질감이 매력적인 락포트 그리고 경쾌하면서 보다 포커싱이 뚜렷하며 무엇보다 드넓은 무대 표현력이 일품인 윌슨을 번갈아 듣는 재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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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또 하나 스피커를 추가했다. 집에서 가끔 듣던 리바이벌 오디오의 아탈란테 3다. 케프 LS50Meta 하나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마음에 들였던 아탈란테 3였다. 종종 이 스피커로 듣는 음악을 맛깔났다. 약간 BBC 모니터 같은 디자인이지만 그 설계를 보면 BBC와 관련이 전혀 없이 고해상도에 광대역 북셀프 스피커다. 44Hz 중간 저역부터 22kHz 초고역까지 재생하는 2웨이 저음 반사형 형태. 한동안 바쿤 앰프들과 어울려 음색 위주로 즐겼고 엘피를 듣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들였으니까.

하지만 이 스피커 가능성을 다 맛보지 못했던 것일까? 처음 들였을 땐 좀 건조하고 딱딱한 소리가 거슬렸는데 에이징이 되어가면서 상당 부분 해소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간 집중하지 못하고 있던 차 최근에 이 스피커마저 청음실로 데리고 와버렸다.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기도 했고 언뜻언뜻 이 스피커가 토해내는 스케일이 크기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시청실에 이 스피커를 설치하자 내 예상대로 매우 커다란 스케일로 실청실을 메운다. 윌슨 사샤 정도는 아니지만 락포트에 비해서도 스케일은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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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집에서만 계속 사용했다면 이 스피커가 그릴 수 있는 무대의 사이즈가 이 정도로 큰 줄은 모르고 음색만 즐겼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품은 여러 공간에서 여러 매칭으로 운용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매칭은 확실히 저출력이라고 해도 클래스 A 증폭 패스랩스 XA60.5와 잘 어울린다. 음색이 좋긴 하지만 앞단의 소스기기와 앰프의 특성을 매우 뚜렷하게 보여줄 정도로 해상도가 매우 높다. 한편 다인오디오 설계자가 만들었음에도 다인오디오 트위터처럼 마냥 예쁘고 촉촉하게 미음을 내주진 않기 때문에 섬세하고 고운 앰프로 달래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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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랩스는 다시 사샤에게 매칭해주어야하므로 또 다른 앰프가 필요해졌다. 여유가 되면 진공관 앰프를 매칭해서 들어보고 싶다. 슬슬 바람이 차가워지는 요즘, 길가의 낙엽이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진공관 앰프 사냥에 나서야겠다. EL34도 좋고 KT88, 6550도 괜찮을 것 같고. 그래도 공칭 임피던스 4옴에 감도가 87dB로 제 성능을 다 내주려면 저출력의 3극관은 좀 버거워 보인다. 아무튼 다시 상상 매칭의 나래를 펼쳐본다. 홈 시어터 시스템도 완성해야 하는데 숙제가 또 하나 늘고 말았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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