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벌 오디오 아탈란테 3를 들인지 한참 되었지만 이 녀석을 포기할 수 없다. 대체로 메인 스피커 외엔 잦은 바꿈질이 계속되는 나의 기기 교체 속도를 생각해보면 꽤 롱런하고 있는 모델. 바쿤과 매칭 그리고 SAL i5와 엮어 집에서 좋은 음질을 들려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시청실을 내면서 데리고 나왔다. 사실 시청실의 넓은 공간에서 제 퍼포먼스를 보이기엔 좀 작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예상 외로 큰 공간에서도 잘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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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인 스피커가 두 조나 있고 수시로 리뷰를 위한 스피커들이 들락거니는 마당에 활용도가 좀 떨어졌다. 그러다가 아이디어을 낸 게 책상맡으로 옮기는 것. 사실 기존에 사용하던 Q 어쿠스틱스는 홈 시어터, 아니 오피스 시어터 시스템 셋업하면서 리어 스피커로 사용하게 된 것도 크다. 마침 공석을 메울 스피커를 찾던 중 새로운 스피커를 궂이 또 영입하느니 아탈란테 3를 책상 시스템에 셋업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상 스피커는 꼭 책상 위에 올려야한다는 선입견을 버리니 세팅이 쉬워졌다. 마이너팩토리 스탠드를 책상 앞에 놓고 그 위에 스피커를 올렸다. 우퍼가 책상 밑으로 조금 빠지긴 하는데 일단 세팅 해놓고 보니 책상 위에 놓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 우선 거리가 확보되기도 하고 음장도 좀더 넓게 펼쳐진다. 앰프와 소스 기기를 따로 마련하긴 번잡해서 일단 오라노트 프리미어를 짝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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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소릿결은 오라노트와 매칭이 좋다. 이전에도 출력은 낮더더라도 유연한 리퀴드 사운드를 내주는 앰프에서 음색적 매력이 잘 살아났다. 해상도는 굉장히 좋지만 잘못 매칭하면 매끄러운 고역이 건조하게 변질되곤 한다. 오라노트에선 매끄럽고 찰진, 촉촉한 중, 고역이 잘 살아난다. 패스랩스 XA60.5에서 확실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락포트에 뺏긴 뒤 한동안 쉬고 있던 아탈란테가 이제 책상 앞에서 제 할 일을 찾아 신이 난 듯 KBS 클래식 FM, 타이달 등을 통해 멋진 음악을 술술 토해낸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새로운 매칭이 늘 궁금하게 만드는 녀석. 다음엔 최근 테스트 중인 일렉트로콤파니에 앰프와 함 제대로 붙여봐야겠다. 바쁜 일상 속에 이런 작은 변화들이 가져다주는 재미가 소중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