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6월 26일) 오티움에서 열린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3’ 북토크. 평일 저녁 시간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많은 분이 참석해 주셨다. 오티움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공간이지만,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 종각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북살롱 오티움’이라는 이름처럼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며, 간단한 음료를 주문해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한쪽에는 오디오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 강연이나 음악 감상회도 가능하다. 주인장이 다름 아닌 쿠르베 제작사 대표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책에 선정된 음반 중 약 열 곡을 소개하고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 관계상 해외 음반 두 장은 틀지 못했지만, 오히려 한국 음악만 소개하며 콘셉트가 명확해졌다. 사실 이번 책에서는 한국 음악과 해외 음악을 각각 50선씩 소개했으나, 처음 기획은 한국 음악 100선만 다루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부족함 탓에 100장을 모두 선정하지 못했다. 그만큼 녹음까지 훌륭한 한국 음악 앨범을 찾기가 어려웠다.

아래는 이번 북토크에서 소개한 곡들과 간략한 설명이다. 이번 행사를 끝으로 이제 내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놓인다. 다만, 책과 관련된 일이 하나 남아 있다. 바로 1, 2권 재발간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달 안에 출간 예정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미뤄졌다. 현재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며, 여름이 끝나기 전에 출간할 수 있을 듯하다. 내용 추가는 없지만, 기존 프롤로그 챕터에 약간의 교정이 가해질 예정이며, 커버 아트워크와 편집 디자인이 크게 변경될 것이다.



김민기 / 봉우리
- 소극장 개관을 위해 필요한 5천만 원 마련을 위한 녹음
- 당시 계약금 5천만 원으로 학전 소극장 개관
- 1집에 비해 높은 녹음 퀄리티와 세션진 구성
나윤선 / Lento
- 학전 소극장 초창기 멤버로 가수 데뷔
- ‘Lento’는 주로 리메이크 곡 수록
- 원테이크 녹음으로 순수한 공간감 표현
블랙 스트링 / Surena
- 한국 음악이라는 틀을 넘어 음악적 완성도로 승부
- BBC 라디오 월드뮤직 방송에 소개되며 인기 얻음
- 거문고와 대금이 기타와 협연하는 독특한 풍경
유재하 / 우리들의 사랑
- 재발매의 가치는 원본을 초월하는 진실 추구
- 여러 차례 재발매되었으며, 개인적으로 C&L 버전 추천
- 원본 마스터에서 DSD로 추출 후 커팅
장사익 / 찔레꽃
- 오리지널의 단점을 개선한 재발매
- 채널 밸런스, 속도(피치) 등 개선
- 하프 스피드 마스터링 (데카 시절부터 MFSL 등 활용)
- 오리지널 릴테이프에서 32/192 WAV로 추출해 마스터로 사용
김수철 / 황천길
- ‘못다 핀 꽃 한 송이’(1983), ‘날아라 슈퍼보드’(1992)
- 86 아시안게임 전야제, 88 서울 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식 음악
- 1984년, 음악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죽음
-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려는 의도로 작곡
송광사 새벽예불 / 법고
- 국내 3대 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에서 녹음
- 새벽 3시 예불을 3박 4일간 녹음
- 부처님 귀 높이에서 최적의 사운드 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