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파일에겐 마치 주제가라고 해도 될만큼 유명한 ‘Spanish harlem’. 바로 이 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이 [The Raven]이다. 연기자로서 여러 활동을 이어나가던 그녀가 1990년대 중반부터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주목을 모은 첫 번째 앨범이 바로 본작.
1994년 발매된 이 앨범엔 누가 뭐래도 ‘Spanish harlem’이 수록되어 있다. 필 스펙터의 커버 버전으로 그녀의 청아한 보컬과 열명이 넘는 여러 세션들의 연주도 돋보인다. 이 때문에 거의 전곡이 수려한 앨범. 오디오파일은 대부분 ‘Spanish harlem’ 한 곡만 듣고 넘기는데 사실 한번만 들어도 ‘The witch’, ‘Kalerka’ 등 모든 곡이 귓가에 오랫동안 맴돌만큼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이 앨범을 꺼내든 이유는 다름아니라 최근에 아주 훌륭한 음질로 재발매되었기 때문. 마스터 소스는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 테잎이며 스털링 사운드의 라이언 스미스가 마스터링을 맡았다. 플레이팅과 프레스는 모두 국내에서 때아닌 주목을 받고 있는 QRP.
개인적으로 45RPM을 좋아하긴 하지만 불편함과 높은 가격 때문에 특별한 경우 아니면 구입하지 않는 편인데 이 엘피는 구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워낙 좋아하는 앨범이기도 하고 음질이 얼마나 좋을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 결과는 무척 만족스럽다. 200g, 2LP라서 묵직한 무게에서 오는 소유의 만족감도 높다. 종종 아날로그 관련 기기 테스트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