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대가는 무엇일까?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는 것?. 아니, 거짓의 진짜 대가란 거짓을 끝없이 듣다가 진실을 인지하는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HBO에서 방영하면서 초유의 관심을 모은 드라마 <체르노빌>은 그렇게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잊혀졌는지에 대한 고증이다. 그리고 그 주제는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쪽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폭발사고라는 사건에 덧씌워졌다.
최근 만난 토다의 <핵몽>이라는 앨범을 듣다가 <체르노빌>의 충격을 떠올린 건 우연이 아니다. 2007년 결정 이후 꾸준히 사회성 짙은 음악을 해왔던 토다가 이 앨범에선 바로 핵, 정확히는 반핵, 탈원전을 주제로 하고 있다. 커버 아트웍부터 민중미술화가 홍성담의 ‘합천 히로시마’를 사용해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모습.
실제로 토다 멤버들은 화가들과 함께 기장 고리와 월성 등에 있는 발전소를 둘러보면서 곡을 썼다고 한다. 음악적으로 이 앨범은 ‘퓨전’을 지향하고 있다. 국악과 클래식 그리고 팝과 록이 공존하는데 매우 솔직하고 자유롭게 동서양의 그것 사이를 종횡무진하다. 종종 1970년대 이태리 아트록을 떠올리게 하는 악곡이나 연주도 이색적이면 매력 포인트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게 들은 곡은 ‘Nu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