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오디오 박람회와 함께 봄이 오고 있었다. 나는 또 박람회 참석차 코엑스로 향하고. 사실 박람회는 한참 어렸을 때부터 다녔지만 그리 크게 바뀐 건 없다. 호텔에서 진행한 적도 있고 크고 작게 여러 곳에서 진행하다가 언제부턴가 코엑스 컨퍼런스 룸 3층이 요즘엔 굳어진 것 같다.
한 때는 일간지 등에서도 기사를 볼 수 있을 만큼 화제가 되곤 했는데 요즘엔 오디오 마니아들 위주로 진행되고 패턴도 비슷하다. 일본, 홍콩, 미국, 독일에 비하면 규모가 굉장히 작은 박람회를 두 번씩이나 할 이유가 있나 싶긴 하지만 자주 열려서 나쁠 건 없다. 다만 하루에만 수백만 원씩 하는 박람회 참가비나 시간, 업무 강도가 참가 업체에겐 상당히 부담되는 것 같긴 하다. 하긴 앉아서 음악 선곡, 재생하고 하루 두 번 강연 하는 것만 해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아무튼 참가 업체 입장에선 열악한 컨퍼런스 룸에서 최선의 음질을 선보여야하고 관람객 입장에선 평소 구경하기 힘든 제품을 잠시나마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다만 공간 및 매칭 등에서 행사장에서의 성능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적당히 구경하고 소리의 외곽 정도만 파악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이번에도 나는 B&W 부스를 맡았다. 클라세 델타 모노 파워앰프를 매칭했는데 모노를 두 조 투입해 바이앰핑을 시도했다. 저역과 고역을 별도의 파워앰프로 드라이빙하는 형태로 앰프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긴 하지만 그만큼 이득도 상당히 크다. 저역 드라이빙은 물론, 중고역 순도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에도 이런 세팅으로 선보였지만 이번에도 시연자로서 재밌게 들었다. 일본에서 귀국한 바로 다음 날 현장에서 수백여곡을 선곡하느라 얼이 빠져 있었는데 금새 적응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시연하느라 많이 돌아보진 않았지만 몇 곳 돌아보면서 찍은 사진들….이렇게 또 박람회가 지나간다. 이제 올 해 다른 계획을 구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