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달이 MQ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MQA는 일약 가장 촉망받은 코덱으로 급부상했다. 청감상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 처리함으로써 24비트 음원의 용량을 최대한 줄인 MQA은 이 ‘오리가미’, 즉 종이 접기 방식 코덱으로 스트리밍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코덱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무손실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일면 그럴싸해보였지만 손실 압축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한 뮤지션은 직접 녹음한 음원 파일을 타이달에 MQA로 서비스 신청해 원본 파일과 비교하면서 손실 포맷임을 증명해보이기도 했다.
MQA의 음질 수준과 별개로 이 코덱은 얼마 전까지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사실 초기에 LINN 같은 일부 하이엔드 브랜드의 엔지니어들은 공개적으로 MQA의 음질 및 계약 조건 등에 대해 비판했지만 대중들은 MQA의 마케팅에 환호한 것이 사실이다. 하드웨어 제조사 및 음원 유통사 양쪽 모두에게 막대한 코덱 라이센스 비용, 이용료를 거둬들이며 MQA는 스트리밍 코덱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듯했다.
하드웨어 제조사들도 MQA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마치 MQA가 마스터 원음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솔루션인 듯 설명했다. 저가 중국산 DAC들은 ESS, AKM의 최신 칩셋에 MQA를 내걸었고 이 둘의 조합이면 하이엔드 DAC 부럽지 않다는 듯 착각에 빠졌다. 모두 MQA만의 책임이라곤 보기 어렵지만 MQA는 최고의 세일즈 포인트였다. 실제로 오렌더 같은 브랜드는 MQA에 대응하기 위해 유료로 제품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MQA 포맷을 만든 MQA.Ltd가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는 뉴스가 뜬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서 타이달이 입장을 내놓았다. 레딧(Reddit)에서 이뤄진 한 포럼에서 MQA의 CEO 제시 도로거스커가 입을 연 것인데 향후 HiFi Plus 가입자를 위한 고해상도 Flac 서비스를 MQA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아무래도 MQA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럼 앞으로 오디오파일이 선호하는 가장 대표적인 타이달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사실 국내에선 큰 변화는 없다. 정식 서비스되지도 않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등 해외 계정을 통해 서비스를 즐기는 인구들이 다수고 그마저도 전체 스트리밍 시장에선 무척 미미한 비중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구독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마치 넷플릭스가 최근 계정 공유시 요금 추가 등 개편안을 만지작거리는 것처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감상 방식 중 절대적 우위를 점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그 중 타이달 MQA는 24비트 음원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크며 음질 또한 스트리밍 형식 치곤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그 폐해도 많다. 무형의 컨텐츠가 얼마나 허무한지. 그리고 믿을만한 게 되지 못하는지 다시 한 번 느낀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 CD, LP가 메인스트림 포맷에 오를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음질을 우선 가치로 매긴다면 가장 믿을만한 음질의 피지컬 포맷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나 같은 경우 여전히 CD, SACD를 구입하고 리핑하기도 하며 수개월치 음원 스트리밍 구독료를 엘피 한 장 구입하는 데 쏟아 붓기도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