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반덴헐 The Jubilee Silver Hybrid

DSC09881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케이블은 디지털 시스템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하다. 예전에도 간헐적으로 느꼈지만, 아날로그 시스템에서는 톤암 케이블은 물론이고 포노앰프에서 프리 또는 인티앰프로 가는 신호의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당연히 증폭도가 수백 배에서 수천 배에 달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노이즈도 상당히 크게 증폭된다. 따라서 도체의 수준은 물론, 절연과 차폐가 잘 되어 있는 케이블이 필수적이다.

RCA 케이블 중에서는 반덴헐이 유명하다. 반덴헐은 카트리지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특히 D501 시리즈는 SME 등 여러 톤암 제조사에서 추천하며 기본 옵션 케이블로 채택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성능을 신뢰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케이블은 굉장히 얇은 도체를 사용한다. 한 번은 리터미네이션된 제품을 사용하다가 단선이 된 적이 있는데, 다시 터미네이션하는 작업이 꽤 난이도가 높았다. 가능하면 오리지널 터미네이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하다. 현재 나의 시스템에서는 무려 세 조를 활용하고 있다.

vdh jubilee

최근에는 포노앰프와 인티앰프 사이를 XLR로 연결해 보고 있다. 이전에는 실텍(Siltech) 180iX를 사용했다. 상당히 높은 해상력과 분해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전체 밸런스 또한 모범적이다. 중역대가 약간 강조되어 소리가 비어 있지 않고 밀도감이 꽉 차 있는데, 특히 현악기 재생에서 진한 소릿결이 좋았다. 한동안 듣다가 궁금증이 생겨 다른 케이블로 교체해 보았다. 이번에는 반덴헐이다. 이미 D501 실버 하이브리드 인터커넥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 모델은 또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시청을 시작했다.

이번에 시청한 케이블은 ‘Jubilee Silver Hybrid’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들도 있을 텐데, 창립 25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순은선이다. 반덴헐답게 19가닥의 얇은 도체를 신호선으로 사용한다. 여기에 LSC(Linear Structured Carbon)라는 카본 레이어를 감싸고, 그 밖으로 고순도 은을 코팅한 구리 케이블로 차폐를 구성했다. 총 3중 차폐가 이뤄진 구조라 외부 전자파 노이즈 등에 강할 수밖에 없다. 외피는 ‘HULLIFLEX®’ 소재를 사용하여 유연하고 내구성도 뛰어난 편이다.

drfeikert blackbird 2

실텍도 무척 좋지만, 반덴헐과는 지향점이 매우 다르다. 실텍이 중·고역의 화려함과 실키한 질감, 해상력이 강점이라면, 반덴헐은 더 차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소리의 입자를 강조하여 드러내기보다는 차분하게 가라앉혀 진하고 밀도 높은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중·저역 쪽에 무게감이 실리면서 속이 꽉 들어찬 펀치력을 보여주어 더블 베이스나 드럼의 타격감이 돋보인다.

요컨대 투명도와 해상력, 스피드는 실텍이 앞서고, 부드럽고 따스한 온도감과 무게감은 반덴헐이 우위다. 어찌 보면 구리를 사용한 실텍과 순은을 사용한 반덴헐의 특성이 통상적인 관념과는 반대인 듯하다. 이래서 소재와 설계 등 이론만 보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종종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두 케이블 모두 개성이 확실해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이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3 등의 책을 썼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accuphase p6 thumb

아큐페이즈 탐방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