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에 <더 밴드>라는 엘피바가 있었다. 가게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개점초기와 리모델링 이후에 몇번인가 방문했던 곳이었다. 유동인구가 적어서인지, 아니면 30여개가 난립한 홍대지구 엘피바 때문인지 <더 밴드>는 2019년 문을 닫는다. 이 자리에 배우 박정민이 북카페 <책과 밤, 낮>을 열지만 2년만에 폐점한다. 이번 장에서는 그룹 더 밴드(The Band)의 음악다큐를 골라 보았다.
폴 버터필드(Paul Butterfield), 에릭 클립튼(Eric Clapton), 릭 단코(Rick Danko), 닐 다이아몬드(Neil Diamond), 밥 딜런(Bob Dylan), 닥터 존(Dr. John), 조니 미첼(Joni Mitchell), 밴 모리슨(Van Morrison), 링고 스타(Ringo Star), 론 우드(Ron Wood), 닐 영(Neil Young)을 포함한 17명의 유명 음악인이 참여한 1976년판 록 페스티벌이 <더 라스트 월츠>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더 밴드는 여타 그룹처럼 수년간의 무명생활을 전전해야만 했다. 그들을 세상에 알린 음악가가 밥 딜런이었다. 4명의 캐나다인과 1명의 미국인으로 음악생활을 시작했던 더 밴드는 밥 딜런의 백밴드로 주로 활동한다. 더 밴드의 음악성이 점화하기 시작한 계기는 이들의 1968년 음반 ((Music From Big Pink))를 통해서였다. 당시 유행하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배제하고 컨트리 가스펠 사운드를 추구했던 더 밴드는 이후에도 히트앨범을 연이어 쏟아낸다.
이후 1977년까지 8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더 밴드는 밥 딜런과도 3장의 협연작을 발표하면서 영어권을 대표하는 록밴드로서의 위상을 쏟아낸다. ‘해가 차면 기우는 법’이라는 속담은 록 밴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음악활동의 종착역이 가까워진 더 밴드는 그들이 공연활동을 시작한 장소인 <빌 그래엄의 윈터랜드>에서 고별공연을 준비한다.
그들이 더 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15년간의 세월을 기념하려는 음악가들이 모인다. 공연 전체가 슈퍼스타의 무대로서 손색이 없지만 가장 인상적인 무대를 만들어준 이는 바로 밴 모리슨이다. 블루 아이드 소울의 대명사인 그는 노래 [Caravan]을 열청한다. 특히 후반부에 보여주는 열창은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다. 필자는 80년대에 그의 공연장면을 접하면서 밴 모리슨 앨범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노랑 바탕으로 만들어진 ((The Last Waltz))는 엘피로는 3장, 시디로는 2장의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이후 4장의 시디와 1장의 블루레이로 제작한 40주년 기념에디션(사진 참조)이 등장한다. 더 밴드의 히트곡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곡은 [The Weight]다. 이곡은 공연실황도 나쁘지 않지만 스튜디오 곡의 매력 또한 대단하다. 이 곡은 알 쿠퍼(Al Kooper)와 마이크 블룸필드(Mike Bloomfield)의 라이브 앨범에서도 다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