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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시스템 4 – 스피커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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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소리의 최종 출구로서 전체 사운드를 지배하기 때문에 다른 컴포넌트에 비해 항상 선정 1순위다. 좀 냉정하더라도 정교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그런 성향의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순리다. 포칼(Focal), 마르텐(Marten), 매지코(Magico)처럼 요즘 소위 하이엔드라고 불리는 모델들이 대표적이다. 해상력은 떨어지지만 온기 있고 포근한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사서 갑자기 냉정한 소리를 내려고 하면 너무 힘들어진다. 반대로 포근한 온도감에 말랑말랑한 촉감, 여기에 공간을 높은 음압으로 꽉 채우고 싶다면 또 그런 성향의 스피커를 고르면 된다. BBC 모니터 계열이나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탄노이(Tannoy)가 대표적이다.

한편 스피커는 이전 단계에 위치한 앰프와 소스 기기의 성능과 특징을 비춰주는 거울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처럼 반듯한 밸런스와 높은 해상도를 가진 스피커라면 더욱 전단(前端)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런 스피커는 처음 들으면 만만해 보이지만, 조금만 매칭이 어긋나도 금세 티가 나기 때문에 갈수록 적확한 튜닝과 매칭 노하우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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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청실을 운영하면서 총 세 개의 스피커를 미리 점찍어 두었다. 첫 번째는 리뷰할 때 레퍼런스가 될 만한 스피커다. 두 번째는 리뷰와 상관없이 나의 음향적 상상력과 이상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100% 내 취향을 반영하는 스피커다. 세 번째는 작은 스탠드마운트(북셀프) 모니터다. 중대형 스피커가 있으면 그것만 듣게 될 것 같지만, 사실 평소에는 북셀프 스피커가 쓸모가 상당히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제품 테스트나 교체가 잦다 보면 그런 일이 종종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북셀프 하나 정도는 구비해 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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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스피커는 바로 락포트 테크놀로지스(Rockport Technologies)의 Atria다. 음색적인 매력도 철철 넘치지만, 앰프나 소스 기기, 케이블 테스트할 때 각 제품의 특성을 잘 드러내 준다. 바워스앤윌킨스 정도는 아니지만 밸런스가 상당히 훌륭하기 때문이다. 물론 베릴륨 트위터를 비롯한 각 드라이버의 해상도와 다이내믹스도 뛰어나다. 이 스피커는 아마도 내 시스템 전체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제품일 것이다. 지금은 아큐페이즈로 듣다가 패스 랩스(Pass Labs)로 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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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피커는 MBL 111F Radialstrahler다. 이 스피커는 사실 내 시스템에 들어올 계획이 전혀 없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궁금해서 빌려왔다가 내 공간에 뿌리를 내리고 말았다. 예전에 들었던 그 MBL이 아니었고, 지금의 나에겐 가장 좋은 소리를 내주었기 때문이다. 공간이 잘 받쳐주었고 앰프도 아큐페이즈가 최적의 매칭을 보여주어서 가능했다. 기기를 자주 테스트하고 바꾸다 보면 확률적으로 이런 의외의 베스트 매칭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황금 매칭이다. 아큐페이즈 분리형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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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북셀프 스피커 바워스앤윌킨스 705 S3 Signature다. 원래 805 시리즈 중 하나를 선택하려 했으나 의외의 발견이었다. 700 시리즈는 800 시리즈에 비해 단순히 등급이 떨어지는 하위 라인업이라고 생각했는데, S3부터는 취향에 따라 충분히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05에 비해 해상도가 그리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으며, 805가 타이트하고 밀도 높은 스타일이라면 705 S3 Signature는 상대적으로 편안하고 네추럴하게 풀어낸다. 게다가 Signature 에디션은 음악성을 한층 더 끌어올린 모습이다. 외관 마감과 디자인도 예뻐서 보는 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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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커

  • 락포트 테크놀로지스 Atria
  • MBL 111F Radialstrahler
  • 바워스앤윌킨스 705 S3 Signature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3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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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시스템 3 – 앰프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