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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 탐방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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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생산 공정이다. 이 메인 생산 라인은 새로 지은 신관에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모든 제작 공정이 진행된다. 대부분의 섬세한 공정들은 숙련공들에 의해 이뤄진다. 아무래도 여성 근로자들이 많은데 남성보다 아주 섬세한 수공 작업들이 많기 때문인 듯하다. 실내는 무척 쾌적하다. 온도와 습도가 최적의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으로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서도 무척 쾌적해서 둘러보기 좋았다. 운이 좋았는지 방문했을 때 클래스 AB 증폭 파워앰프 중 최고봉 P-7500 파워앰프를 제작 중이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이 곳에서 이뤄지는 작업들을 요약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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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방식의 1인 완결형 조립

대규모 컨베이어 벨트 대신, 한 명의 숙련된 기술자가 정해진 작업대에서 하나의 기기를 책임지고 완성하는 셀(Cell)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진 속 작업자는 앰프의 뼈대인 섀시에 전원 트랜스포머와 주요 부품을 고정하고 배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대량 생산의 효율성보다 개별 기기의 완벽한 조립 퀄리티를 우선시하는 하이엔드 제조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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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전원부 구성: 커스텀 커패시터

내부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큐페이즈 로고와 니치콘(Nichicon) 브랜드가 선명한 대용량 커패시터다. 시중의 범용 제품이 아니라 아큐페이즈의 요구 사양에 맞춰 특주 생산된 부품으로, 초저역대의 구동력과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보장하는 핵심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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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에 가까운 내부 배선과 레이아웃

조립 중인 기기의 내부를 보면 케이블 타이로 오차 없이 정리된 배선과 직각을 유지하는 기판 배치가 인상적이다. 단순한 미관을 넘어, 배선 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진동에 대비한 정밀한 설계가 수작업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대형 방열판에 직접 마운트된 파워 트랜지스터와 금도금 처리된 대형 스피커 터미널은 아큐페이즈 특유의 물량 투입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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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단위의 정밀 검수 및 데이터 관리

작업대 옆 노트북 화면에는 기판의 회로도나 부품 배치도가 띄워져 있다. 이는 단순 조립에 그치지 않고, 각 공정마다 설계 수치와 실제 조립 상태를 실시간으로 대조하며 관리하고 있음을 뜻한다. 아큐페이즈는 모든 생산 제품의 측정 데이터를 영구 보관하는데, 이 과정이 바로 그 데이터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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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컨트롤 및 입출력단

전면 패널 컨트롤 섹션은 기판 우측 하단에 수평으로 배치된 여러 개의 푸시 버튼 스위치와 가변 저항(Potentiometer)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입력 선택(Input Selector), 레코더 활성화, 스피커 A/B 선택 등 사용자가 전면 패널에서 조작하는 스위치가 보인다. 가변 저항들도 보이는데 메인 볼륨은 AAVA가 담당하지만, 밸런스(Balance) 조절이나 톤 컨트롤(Bass, Treble) 등 부가적인 조절을 위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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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력 터미널과 신호 경로도 보인다. 우측 끝에 검은색 XLR 단자가 장착되어 있는데 외부 소스 기기로부터 들어오는 밸런스 신호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지점이다. 커다란 릴레이(Relay) 도 직접 볼 수 있었다. 기판 중앙과 왼쪽에 배치된 작은 미색 사각형 부품들은 신호 절환용 릴레이다. 입력 소스를 바꿀 때 기계적인 접점을 통해 신호를 물리적으로 연결하거나 차단하여 간섭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 앰프 보호회로까지 물 샐 틈 없는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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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 관련 기판 제작

출력 회로 기판(PCB)이 대형 알루미늄 방열판(Heatsink) 바로 위에 밀착되어 조립된다. 이는 전력을 증폭하는 파워 트랜지스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즉각적으로 방출함과 동시에, 신호 경로를 극한으로 단축하여 전송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설계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방열판 측면에 일렬로 장착된 파워 트랜지스터들은 아큐페이즈 앰프의 강력한 구동력을 상징한다. 각각의 소자는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특수 절연 시트 및 서멀 컴파운드와 함께 견고하게 밀착되며, 이는 기기의 내구성과 직결되는 정밀 공정이다.

기판 위에는 은색의 대용량 전해 커패시터와 정밀한 저항들이 질서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특히 배선 뭉치를 고정하는 방식이나 납땜의 상태를 보면 아큐페이즈 특유의 결벽에 가까운 마무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조립 퀄리티는 단순히 성능을 넘어 기기 내부의 심미적 완성도까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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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소자 배치 및 자동 솔더링 공정

사진 속 작업자는 기판 위에 대용량 커패시터와 저항 등 주요 전자 부품을 하나씩 수동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는 부품의 방향이나 삽입 깊이를 기계보다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함이며, 특히 진동에 민감한 하이엔드 오디오의 특성을 고려해 부품이 기판에 완벽하게 밀착되도록 조정하는 과정이다. 이 공정은 수작업으로 부품 배치가 완료된 PCB를 자동 납땜 기계에 투입하여 회로를 완성하는 단계다. 아큐페이즈의 제조 공정 중 효율성과 정밀도가 결합된 핵심적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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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의 심장, AAVA 회로 제작 공정

요코하마 아큐페이즈 본사 신관 생산 라인의 중심에는 브랜드의 정체성과도 같은 AAVA(Accuphase Analog Vari-gain Amplifier) 볼륨 컨트롤 회로 제작 공정이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인 가변 저항 방식을 거부하고 신호를 전류 단계에서 제어하는 이 복잡한 회로는, 기계적인 공정을 넘어선 숙련공들의 집요한 수작업을 통해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쌓여 있는 기판 뭉치들은 아큐페이즈가 추구하는 압도적인 물량 투입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65,536단계의 조합으로 볼륨을 조절하는 AAVA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투입되는 수많은 연산 증폭기와 정밀 소자의 행렬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질서정연한 레이아웃은 단순히 시각적 만족을 넘어 신호 간 간섭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노이즈 유입을 막기 위한 철저한 공학적 계산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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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이 깃든 작업 환경

화려한 자동화 로봇 대신, 돋보기를 쓰고 세밀하게 납땜 상태를 확인하는 기술자의 모습이 곧 아큐페이즈의 신뢰도를 만드는 근간이다. 이 공정은 아큐페이즈의 상징인 ‘물리적 완벽주의’가 실현되는 현장이다. 최상위급 부품을 숙련공의 손을 거쳐 예술품에 가까운 밀도로 조립해내는 과정이며, 이것이 바로 아큐페이즈 제품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성능을 유지하는 이유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3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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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 탐방 –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