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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몬 오디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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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디오 메이커들이 꾸준히 선전 중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종종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다. 국내 오디오파일 대부분은 오히려 국내 메이커 외에 영국, 미국, 스위스 등 해외 브랜드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잘 살펴보면 합리적인 가격대에 좋은 제품들이 이 곳,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다. 올닉, 웨이버사, 하이파이로즈, 서병익오디오, JAVS 등등…

하지만 시장은 국내 메이커에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더 많은 마진과 브랜드 인지도 등을 따지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많은 마진을 약속하는 곳이 있다면 유튜버, 리뷰어를 대동해 홍보나 판촉 행사를 하긴 하지만 대다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유통망과 홍보 채널의 외면 속에서 그렇게 굳건하게 버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와 음질, 기타 사후 서비스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R&D는 기본 덕목이요. 가장 많은 투자와 노력이 이어져야겠지만 음악 재생음에 대한 기준은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회로 설계 및 스펙에만 골몰하고 음질적인 부분은 튜닝할 구력이 부족하던가 또는 개발자가 확증 편향과 아집 속에 갇혀 있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진보적인 기술력이 있다고 해도 이건 측정기가 아니라 음악을 듣는 기기이기 때문에 음질, 음악에 대한 풍부한 소양과 기준이 필요한 일이다.

simon mark levinson
사이몬 & 마크 레빈슨

그런 면에서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국내 브랜드는 현시점에서 사이몬랩이다. 에이프릴뮤직의 수장이었고 현재 사이몬랩을 이끌면서 여전히 뛰어난 소리의 제품들을 개발해내고 있다. 아무래도 사이몬랩의 가장 큰 덕목은 음질 부분에 있다. 에이프릴뮤직의 스텔로 CD100 시절부터 거의 모든 모델을 내 돈으로 구입해 사용해봐서 음질적인 진화 과정을 보았다. 그리고 그 소리가 되레 에이프릴뮤직 시절보다 더 무르익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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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랜만에 사이몬랩에 들렸다. 여전히 제품 개발 및 튜닝에 열중인 모습. 환갑을 넘긴 대표님이 갑자기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정겨우면서 새삼 놀랍다. 다름 아닌 하이엔드 오디오의 전설 마크 레빈슨은 물론이고 우리에겐 일본 스테레오사운드의 대표 필자 야나기사와 찍은 사진들이다.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 대표나 평론가들과 두루 친하게 지내시는 한국의 오디오 메이커 대표라니…국내에선 유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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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5나 CD5 같은 기기만 들어봐도 가격에 이런 음질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인데 다 이유가 있다. 본인 스스로 음악 관련 활동도 꽤 하셨고 음악을 무척 많이 들으신다. 지금 와서 이야기지만 나의 책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을 쓸 때도 음반 선별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주셨던 분이 유일하게 사이몬 대표님이다. 그런 음악적 소양을 바탕으로 수많은 해외 오디오 쇼 경험 그리고 정말 음악을 아는 마크 레빈슨이나 평론가들과의 교류가 더해지면서 좋은 소리를 온몸으로 체득하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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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김에 나도 모르게 i5를 구입해왔다. 이 정도 수준의 제품이 백만 원대라는 건 좀 이상한 얘기다. 국내 시장에서 어마어마한 유통 마진을 줄이면서 출시가를 최대한 낮출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따라서 이 가격은 물론 훨씬 비싼 가격대에서도 이런 음질을 내주는 앰프는 찾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사이몬 올인원 앰프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사이몬 오디오랩 미래에 어떤 전환점이 되어줄 것 같은 모델일 것 같아서다. 잠시 튜닝 중인 사이몬 앰프 내부를 보니 더욱 구미가 당긴다. 해외 브랜드에서 이렇게 만들었다면 천만원대는 기본일 듯한데…물론 소리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적어도 품질과 소리에 대해선 절대 타협하지 않는 사이몬임을 십 수 년 동안 경험해봐서 알기 때문이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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