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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악 사운드의 이정표

프로악 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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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사운드의 이면

영국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의 큰 줄기는 누가 뭐라고 해도 BBC 스튜디오 모니터의 역사와 함께한다. 주조실은 물론 야외 방송용 모니터 등 국영 방송국은 그 규모만큼이나 매우 많은 모니터 스피커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BBC는 시중에서 자사가 필요로 하는 규격과 성능을 가진 스피커를 찾지 못하자 자신들이 직접 리서치 팀을 꾸려 설계를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로저스, 하베스, 스펜더, 케프의 설계자들이 바로 이 BBC에서 직접 일했거나 관련된 사람들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BBC가 설계한 대로 스피커를 만들어 납품했던 사람들이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결국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민수용 스피커를 만들어낸 장본인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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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와 관련된 영국 스피커 메이커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아서 PMC는 물론이며 현재 그라함, 팔콘, 스털링 브로드캐스트 등이 생각나다. 우리가 DAC나 하이엔드 앰프로 알고 있는 코드 일렉트로닉스도 초창기 BBC 모니터 스피커를 만든 적이 있다. 최근엔 영국의 뮤지컬 피델리티가 BBC 모니터 스피커 규격을 기반으로 한 스피커를 출시해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BBC 모니터 스피커 규격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어 흥미를 끈다. TV 등 영상, IT 기기들은 시간이 지나면 고물 취급받고 사라지는 것과 달리 음악을 재생하는 스피커는 때로 시간이나 트렌드, 기술과 그리 관련 없이 사랑받기도 한다.

그 중 프로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들 하면 리스폰스, 타블렛 등의 시리즈가 오랫동안 그들 라인업의 터주대감 노릇을 해오면 사랑받아 오고 있다. 그들 또한 BBC 규격 스피커를 출시한 바 있다. 하베스, 스펜더 그리고 그 적통이라고 할 수 있는 그라함이나 팔콘 등이 당시 설계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는 반면 PMC나 프로악은 전통을 지키면서 동시에 새로운 트렌드도 꽤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PMC는 새로운 진동판, 포트 구조 그리고 트랜스미션라인을 개발, 진화시키고 있다. 한편 프로악은 예상을 깨고 리본 트위터를 장착하는 등 과거의 전통에서 한발작 비껴간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의외의 도전은 사실 리스폰스 라인업의 그림자에 가려져 부각되지 못했다. 브리티시 사운드의 이면엔 꽤 진보적인 시도도 함께 했었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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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악의 미래

예를 들어 프로악의 대표이면서 엔지니어인 스튜어트 타일러는 퓨처 원이라는 스피커를 출시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악 하면 생각하는 소프트 돔 트위터와 달리 리본 트위터를 장착해 고역 한계를 높였고 리니어리티를 대폭 개선했다. 게다가 폴리프로필렌 진동판 대신 카본 드라이버를 채용한 색다를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후 시간이 한참 흐른 후 프로악은 다시 한번 모험을 감행했는데 그것은 애초에 이름 자체에 카본을 달고 나온 카본 프로 같은 스피커였다.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고 2010년 정도 이야기다. 역시 기다란 리본 트위터를 달고 카본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달고 나왔다. 퓨처 원의 확장, 진화 버전 즈음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프로악은 앞에선 리스폰스 라인업을 통해 그들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면서 안정적이고 꾸준한 팬층을 유지했지만 뒤에선 혁신을 꿈꾸고 있었다.

K3drivers

프로악 K3

프로악 K 시리즈는 프로악이 저변에서 갈고 닦아온 기술과 소재에 대한 탐구를 통해 프로악의 미래를 이끌 비장의 무기였다. 그리고 K6, K8 그리고 현재는 K10 및 K3까지 더해져 이제 어엿한 레퍼런스 라인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저 새로운 라인업 혁신이 거져 완성된 것은 아니었다. 각 모델마다 유닛 진동판의 소재 등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카본 미드레인지와 케플라 우퍼를 사용하는 상위 모델과 달리 K3는 아예 카본을 빼버리고 케블라 미드 베이스 우퍼를 적극 투입했다. 한편 과거 MDF 대신 더욱 강도가 높은 HDF를 캐비닛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우선 프로악 K3를 마주하면 1미터가 약간 넘어서는 중형 플로어스탠딩의 모습을 하고 있다. 늘씬한 기에 무척 아름다운 캐비닛 마감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우선 트위터를 보면 약 2인치 정도 사이즈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이 트위터 덕분엔 고역은 무려 30kHz까지 선형적으로 재생된다.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다이어프렘을 장착했고 알니코 마그넷을 사용한 유닛이다. 트위터는 아무래도 가장 민감한 대역으로서 인간의 가청 영역 중 가장 그 변화를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고역을 담당한다. 따라서 과거의 프로악과 음질 차이를 들어내는 변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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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역과 저역을 재생하는 미드 베이스 우퍼는 6.5인치 구경으로 총 두 개를 트위터 상/하에 위치시키고 있다. 물론 케블라 진동판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앙엔 페이즈 플러그를 장착해 소리의 방사, 확산을 돕고 있는 모습이다. 이 유닛은 영국 볼트를 통해 특주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동판 표면 마감이나 성능 측면에서 신뢰가 간다. 한편 크로스오버는 2중 구조의 서킷보드에 설계해놓았다. 고급 오디오 부품들과 함께 ofc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으며 당연히 바이와이어링 바이앰핑이 가능한 구조다.

참고로 트위터를 중심으로 미드 베이스 우퍼를 위, 아래 대칭 구조로 배치한 것은 신의 한 수다. 이를 일반적으로 가상 동축 어레이라고 하는데 조셉 다폴리토 박사가 MTM(미드-트위터-미드)라고 이름 붙인 설계 기술이다. 이런 배열을 통해 마치 트위터와 미드 베이스가 하나의 축에 위치한 포인트 소스 타입 스피커와 유사한 음질적 이익을 노린 것이다. 위상 변이가 적고 각 대역이 고른 밸런스와 정위감을 얻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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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의 어디를 봐도 포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밀폐형 로딩 구조를 취하고 있는가? 아니다. 포트를 스피커 하단 베이스와 몸체 사이에 위치시켜놓았다. 하방 포트 구조인데 자체적으로 베이스를 만들어놓고 이 부분을 통해 스피커 후방 에너지를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방사시키고 있다. 이런 하방 포트 구조의 경우 효율이 좋고 후방 포트보다 스피커 위치 선정에 있어 자유로운 편이다. 물론 사용자의 공간은 저마다 매우 다양한 어쿠스틱 음향 특성을 갖기에 장담하긴 어렵지만 이론적으론 유리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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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이번 프로악 K3 테스트엔 나드 M33 인티앰프를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2웨이, 3스피커 구성에 포트를 가진 저음 반사형으로 89dB 정도 감도를 가진 K3를 드라이빙하는 데 크게 무리는 없었다. 다만 M23를 추가해 모노 브리지 했을 경우 유의미한 성능 향상을 맛보기도 했다. 주파수 대역은 최저 25Hz, 최대 30kHz까지 뻗는 광대역을 자랑한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으로 보편적인 스피커 임피던스보단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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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K./크리스 존스 – All your love

프로악이 공간을 장악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표준 스피커들과 다르다. 전체 밸런스는 중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답게 중, 저역 쪽으로 내려와 있다. 하지만 중, 고역의 리본 트위터 덕분에 반사음 대신 직접음 중심으로 청자를 향해 또렷하게 날아온다. 한편 저역은 바닥을 흥건하게 풍만하게 적신다. 서로 잘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트위터와 우퍼 같지만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음색은 독창적이다. 매우 상쾌하고 깨끗하게 뻗는 고역과 해맑은 중, 저역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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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리우스 – Drop

저역 쪽은 역동적이면서 풍만한 편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가장 빠르고 순간적인 어택이 강력한 NAD M33을 매칭한 영향도 있는데 제법 빠르고 경쾌한 소리를 내준다. 기존에 프로악 K 시리즈에 대한 험에 비추어볼 때 앰프에 따라 상당히 다른 사운드를 보여주는 스피커다. 특히 스피드 면에서 그런데 클래스 D 대출력 앰프와 매칭에서도 파열되지 않으면서 깊고 육중한 저역이 넘실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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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리히터- Spring 1

토널 밸런스부터 프로악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색을 창안했다. 유닛 조합과 목재 인클로저, 로딩 구조와 내부 흡음 그리고 크로스오버 설계 등 전통적인 구조에 현대적인 유닛이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음색 부분에선 특히 현악 표현에서 매력을 발산하는데 각 악기들이 엉키진 않지만 그렇다고 생선 가시를 발라내듯 분해하진 않는다. 요컨대 점액질로 서로 융해되면서 진한 소릿결로 응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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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 쿠렌치스/뮤지카에테르나 – 모차르트 ‘Requiem: Kyrie’

공간을 분석하듯 샅샅이 파고 드는 스타일 대신 넉넉하고 편안하게 잠식하는 프로악 스타일은 대편성 음악에서 명확해진다. 긴장감 넘치게 곡을 분석하기보단 유연하게 악곡을 풀어내면서도 소리 사이사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확실히 음향보단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는 노련미가 있다. 게다가 소리의 온도감이 제법 있는 편으로 음악과의 거리감을 좁혀준다. 장엄한 앰비언스와 각 성부의 분리를 너무 깨끗하게 분해하지 않고 서로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조화를 이루는 듯 재생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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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프로악을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예쁜 고역과 함께 시어스의 그 투명한 미드 베이스 우퍼가 내는 아름다운 사운드가 청감을 훔쳤다. 음악 관련 일을 하면서 플랫하고 건조한 사운드의 스튜디오 모니터를 들을 기회가 많았던 당시 프로악의 귀 뿐만 아니라 마음을 훔쳤다. 이후 리스폰스 시리즈를 직접 구입해 듣기도 하면서 음악을 음악답게 재생하는 스피커로서 프로악의 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첨단 소재와 더 높은 해상력, 정위감을 자랑하는 스피커들의 출현 앞에 다소 고전적인 프로악의 모습은 뒤처지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악은 천천히 그리고 심도 깊게 K 시리즈를 완성하면서 고해상도 마스터 음원 시대에 대비했다. K3는 그 시대의 한 가운데에 있는 프로악의 이정표와 같은 스피커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Specifications:

Nominal Impedance 4 ohms
Recommended Amplifiers 10-250W
Frequency Response 25Hz-30KhZ
Sensitivity 89 dB linear for 1 watt at 1 metre
Bass /midrange drivers 2x 6.5 special bass/midrange drive unit with Kevlar cone and phase plug.

Tweeter ProAc ribbon with diaphragm as light as a human hair, alnico magnet and rear chamber damping.

Crossover Finest components on dedicated dual layer circuit board.

ProAc multistrand oxygen free copper cable throughout. Split for optional Bi Wiring or Bi Amplification.

Dimensions
Cabinet
Height: 42 . inches (1073mm)
Width: 8.5 inches (215mm)
Depth: 13.5 inches (340mm)
Weight 42kgs (93.5lbs) each cabinet (not packed) total packed weight per pair 88Kg (194lbs)

Mode Floor standing

Grille Acoustically transparent Crimplene
Finish:
Standard Finishes:
Black Ash, Mahogany, Cherry, Oak,
Silk White, Natural Oak and Walnut
Rosewood, Ebony.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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