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한류
몇 년 전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며 리뷰 해달라는 회사가 있었다. 바로 씨아이테크라는 회사인데 나에겐 생소한 메이커였다. 그리고 그들이 내놓은 제품엔 ‘하이파이로즈’라는 브랜드가 선명했다. 알고보니 씨아이테크는 고층 빌딩의 로비 등에서 볼 수 있는 키오스크 시스템은 물론이며 셋톱박스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다. 이런 모기업의 배경을 등에 업은 하이파이로즈는 출발부터 여타 하이파이 메이커와 달랐다. 씨아이테크의 스마트미디어 사업부 하이파이로즈는 모기업의 영상 구현 기술에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무척 신선한 음향기기를 선보였다. 그것이 데뷔작 RS301이었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창에 여러 중요 기능을 빌트인 시켰고 터치 스크린을 만들어 마치 아이패드에 앰프와 스피커를 합체시켜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RS301은 뛰어난 인터페이스와 스마트한 기능을 무기로 세계시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하이파이로즈는 한류가 열풍이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는 대기업이 아니라 자력으로 해외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인정을 받고 돌아온 케이스다. 사실 해외에 수출을 하는 기업은 많지만 음향기기 분야에서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은 이후 국내 시장에 데뷔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오렌더 정도가 기억나지만 작은 하이엔드 분야고 훨씬 더 큰 컨슈머 시장에서 성공하긴 쉽지 않다. 워낙 그네들의 좋은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만능 네트워크 올인원 플레이어
아마도 RS301이 해외나 국내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커다란 이유는 씨아이테크의 오랜 기술을 이식받은 덕이 크다. 단지 ‘듣는 오디오’가 아니라 ‘보이는 오디오’로 어필한 것이다. 이번 RS201은 RS301의 상급기이자 스피커만 뺀 형태로 태어났으며 디스플레이 패널은 무려 8.8인치로 커졌다. 물론 최근 해상도의 추이를 고려해 4K UHD 해상도를 지원하며 모든 기능을 터치 방식으로 직접 눌러 조작할 수 있다. 전체 사이즈는 가로 278mm, 깊이 202mm, 높이 76mm로 아담한 하프 사이즈 DAC나 앰프 정도 크기다. 업무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검색하며 시간을 보낼 때 RS201은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영상과 음악을 모두 제공한다.
RS201은 유/무선 네트워크 스트리밍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소스기기이지만 내부에 100와트급 앰프를 내장하고 있어 스피커 직결이 가능하다. 입력은 이더넷을 포함해 외부 기기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라인 입력도 마련되어 있으며 라인 출력단도 한 조 보인다. USB 2.0 및 USB 3.0 그리고 USB C타입 등 다양한 USB 입력단을 통해 외부 USB 메모리에 담긴 음원을 재생할 수도 있다. 참고로 옵티컬 뿐 아니라 USB출력을 활용해 외장 DAC와 연결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마이크로 SD나 SSD를 장착해 저장된 음원과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선택사항은 매우 다양한 편이다. 뿐만 아니라 CD를 바로 재생하거나 음원으로 저장하고 싶다면 별도의 CD 롬 드라이브를 USB로 연결해 재생하거나 리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적으로 리핑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내부 DAC 칩셋은 32비트 레퍼런스 칩셋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PCM의 경우 32bit/384kHz 까지, DSD의 경우 Native DSD256(11.2MHz)까지 지원하며 거의 모든 포맷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더 뛰어난 독립형 DAC를 보유하고 있다면 외장 DAC를 USB 또는 옵티컬 출력을 활용해 연동하면 RS201의 기능을 활용하면서 더 향상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물론 RS201은 옵티컬 입력도 따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주로 활용하는 PCM 입력 가능 포맷은 WAV, AIFF, DFF, PCM, MP2, MP3, AAC, WMA, FLAC, ALAC, APE 등 모두 재생 가능하다.
인터페이스는 위에 말한대로 유선 연결도 가능하지만 주요 기능은 DLNA/UPnP를 통한 네트워크 스트리밍 그리고 에어플레이와 블루투스를 활용한 스트리밍이다. 이더넷 단자를 꼽거나 또는 무선 와이파이를 활용하며 내장한 음원이나 메모리에 저장한 음원 또는 타이달 등 여러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인터넷 라디오 또한 매우 다양한 채널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트렌드를 의식해 팟캐스트까지 빌트인시킨 점도 기특하다. 오직 고해상도 음원 재생에 특화된 하이엔드 모델과 달리 일반 대중들이 보다 쉽게 고음질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음악 관련 채널에 대응하도록 한 모습이다.
영상과 음악을 하나로
아마도 하이파이로즈가 가장 특별한 점은 전면 패널을 통한 영상 구현 기능일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은 활용도를 가질 것은 유튜브다. 개인적으로도 종종 아이패드나 컴퓨터에서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보곤 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일상의 여러 가지 주제를 영상과 함께 방송하는 유튜버들이 늘면서 볼만한 채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젠 테스트가 아닌 영상 검색 시대가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RS201은 ASF, AVI, FLV, 3PG, 3GP, H264, K3G, MKV, MOV, MP4, MPG, SWF, WEBM, WMV 등 다양한 영상 포맷에 대응하므로 다양한 영상을 고음질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폭이 넓다.
전원을 켜면 전면 8.8인치 패널 위에 여러 앱이 가로로 도열한다. 그냥 단순한 터치 패널 같지만 IPS 멀티 터치 패널로 광시야각 방식이라서 보는 시야각에 따른 왜곡이 크지 않아 편리한 편이다. 특히 데스크탑 환경에서 사용한다면 별도로 제공되는 리모컨 없이 손으로 직접 터치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RS201의 가장 돋보이는 기능 중 하나는 리모트 앱 ‘ROSE Connect’로서 RS201 뿐 아니라 하이파이로즈 전제품에서 사용할 수 있다.
거실이나 또는 방 안에서 바로 앞에 설치해놓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 터치 스크린 외에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는 앱은 필수다. 그리고 하이파이로즈는 RS201에서부터 리모트 앱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전용 앱 ROSE Connect는 안드로이드 및 애플 iOS에 대응하며 현재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이다. 수신감도가 높아 편리한 블루투스 리모컨도 제공하지만 좀 더 세밀한 조정을 위해선 리모트 앱을 꼭 활용해 보길 바란다.
퍼포먼스
RS201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무엇보다 수많은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유튜브다. 그러나 일반적인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하이파이로즈가 음악 애호가들을 위해 커스터마이징한 ‘로즈튜브’로서 디스플레이가 다르다. 좌측에 몇 가지 분류 메뉴가 있고 각 메뉴에 따라 다른 음악들을 정렬해준다. 일단 유튜브 홈 메뉴에서는 최신 가요의 뮤직비디오가 나열되어 있어 최신 가요 위주로 영상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아래 메뉴는 탑 차트로서 각각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 팝 음악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이 외에도 팝, 록, 재즈, 클래식, 뉴에이지 등의 하위분류를 통해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국내/외 음악을 영상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 해 놓았다. 이 외에도 특정 유튜브 채널을 구독할 수 있고 좋아하는 영상을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해놓을 수 있는 등 간결하면서도 무척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인터넷 라디오다. 이 부분 또한 지금까지 즐겨왔던 여러 해외 네트워크 플레이어보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기본적으로 국내 라디오 채널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커다란 방송국명을 나열해놓고 있는데 터치와 함께 바로 선명한 음질로 국내/외 방송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청취율이 높은 방송들, 예를 들어 음악 선곡이 좋아 음악 애호가들이 즐겨듣는 KBS 클래식 FM이나 CBS FM 등의 방송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 외에도 해외 방송으로 국내 마니아들도 즐겨 듣는 LINN 클래식, 재즈 방송들이 보인다. 사실 수많은 해외 인터넷 방송이 있으나 너무 많은 개수는 선택을 힘들게 하는 면도 있는데 하이파이로즈는 이전 사용자 입장을 적극 반영해 편리하게 구축해놓고 있다.
물론 RS201에서 네트워크 스트리밍이나 블루투스, 에어플레이를 통한 음악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고음질 음원 서비스 타이달에 바로 접속 가능하므로 타이달 사용자에겐 더없이 안락하고 편리한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빌트인 뮤직앱의 경우 향후 스포티파이 및 ROON 등에도 대응할 예정이니 현재는 물론 앞으로 어떤 기기로 변신할지 기대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여러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직접 경험해본 사람은 안다. 최신 트랜드와 유저의 니즈에 대한 이토록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이 얼마나 고마운지. 하이파이로즈의 경우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면 리모트 앱의 공지사항을 통해 업그레이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기적인 펌웨어 업데이트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5월 16일엔 펌웨어악 10버전으로 업데이트되어 여러 기능이 추가, 개선되기도 했다.
음질적인 부분도 RS301에 비해서 확실히 업그레이드되어 심플한 거치형이나 탁상용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참고로 후면에 HDMI 출력이 있는데 음악과 영상을 모두 포괄하는 하이파이로즈답게 TV나 모니터 또는 프로젝터와 연동할 때 요긴하다. 여러 영상 기기들에 HDMI로 연결해 최대 UHD 4K 고해상도의 생동감 넘치는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HDMI(ARC) 입력을 만들어 TV 프로그램을 RS201을 통해 들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RS201은 그리 제동이 어렵지 않은 북셀프와 매칭해 탁상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좀 더 상위 스피커와 앰프가 있다면 소스기기로 사용하길 권한다. 개인적으로 PSB 알파 B1에 직결하거나 프리마루나 진공관 앰프 그리고 베리티오디오 피델리오 앙코르에 매칭해 한동안 RS201을 즐겼다. 각 기능은 어떤 오류도 없이 꽤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했으며 특히 새로 개발한 리모트 앱을 통해서도 즐길 수 있어 편리했다.
총평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RS201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 기능과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내내 나를 즐겁게 했다. 모두 잠든 밤 시간 책상 위에서 원고를 쓰면서 NAS에 저장한 음악을 들었고 KBS 클래식 FM을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또 어떤 날은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유튜브 음악 채널을 감상했다. 세상은 이미 음악 하나로만 소통하기엔 너무나 복잡다단하고 다채로운 채널이 공존하고 있고 그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요구하고 있다. 하이파이로즈는 이 부분을 간파했고 인터페이스와 여러 채널의 빌트 인을 통해 시대적 요구에 효율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어릴 적 보물처럼 아끼던 음악센터가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RS201은 모두가 기다려온 스마트 올인원 오디오의 결정판이다. 결국 리뷰를 끝낸 지금 이 제품을 반납해야할지 구입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HiFi ROSE | RS201
실효 출력 : 80W, 100W(최대)
입력 단자 : Line(RCA), Optical, USB A(2.0/3.0), USB C(Service only), Micro SD, SSD(SATA 3.0)
출력 단자 : PreAmp(RCA), Optical, Speaker(L/R), HDMI
섀시 : 하이 퀄러티 알루미늄
디스플레이 : 8.8인치 IPS 멀티 터치 패널(UHD 4K)
OS : 안드로이드 7.1(Nougat)
오디오 사양
레퍼런스 32비트 오디오 DAC, PCM 32비트/384kHz, Native DSD256(11.2MHz), FLAC
네트워크 지원(Ethernet, WiFi)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ROSE Connect, Android & iOS)
블루투스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전용 리모콘 지원(블루투스 리모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OTA)
크기(WHD) : 27.8×7.6×20.2cm
무게 : 2.3kg
제조원 : (주)씨아이테크 1899-6042
제조국 : 한국(Made in KOREA)
가격 : 14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