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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템포러리 재즈 엘피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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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사운즈의 아날로그 프로덕션즈나 Mo-Fi, 그리고 뮤직매터스 등등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이런 레이블은 사실 음질에 예민한 오디오파일들이 주요 소비층이었다. 일반 메이저 뮤직 컴퍼니는 디지털 음원으로 커팅, 대량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오디오파일들을 만족시키기엔 언제부턴가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범람하는 스페인 등 유럽의 부트렉도 이런 고품질 엘피 재발매 레이블 엘피에 대한 소구를 부추긴 경향도 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대형 메이저 컴퍼니들이 이들에게 협업을 요청하면서 좀 더 활발한 리이슈가 이뤄지고 있다. 판권을 소유한 메이저 레이블, 예를 들어 유니버설 뮤직 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은 마이너 오디오파일 전문 레이블의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해 엘피 재발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뮤직 매터스는 톤 포엣으로 어쿠스틱 사운즈는 버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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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 어쿠스틱 사운즈는 버브 외에 유니버설 산하 콩코드의 크래프트 레코딩스와 손잡고 백 카다로그를 재발매하는 기획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총 석 장의 엘피를 내놓았다. 많이 기대되는 시리즈였다. 일단 크래프트 레코딩스가 보유한 백 카다로그는 우리가 ‘오리지널 재즈 클래식스’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던 음반들이기 때문. 게다가 버니 그런드먼이라는 마스터링 분야 마이다스의 손이 커팅을 맡았다고 하니 기대될 수밖에.

하지만 결과물은 기대만큼 좋진 않다. 나쁜 건 아닌데 뭐랄까…김이 빠진 음질이다.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본래 엔지니어인 로이 두넌의 사운들 제대로 뽑아내진 못한 느낌이다. 싱싱하고 생동감 넘치게 질주하는 관악 솔로나 리듬감 등이 좀 약화되어 들리는데 아마도 고역 쪽이 좀 막혀 있어 그런 듯하다. 개인적으로 당시 오리지널 엘피가 없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음원과 비교해 들으면 굳이 엘피로 들어야하나 싶은 음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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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버니 그런드먼의 어시스트 엔지니어가 커팅을 한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소량으로 생산해 전 세계 오디오파일을 위해 고음질로 보답했던 레이블이 메이저 컴퍼니와 손 잡으면서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어 씁쓸하다. 그래도 이런 음반을 깨끗한 음질의 신품 엘피로 즐길 수 있는 걸 위안 삼는다. 앞으로 내놓을 엘피 중 아트 페퍼와 리듬 섹션이라는, 이 시리즈의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으니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아무튼 간만에 1950년대 후반 컨텀퍼러리 레코딩의 재즈로 빠져 들어본 시간은 결코 아깝지 않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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