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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서브우퍼의 시작

렐 어쿠스틱스 S/812 서브우퍼

REL S812 6

북셀프와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최근 두 번의 공연을 가서 실연을 들으면서도 가장 집중했던 것은 음악이지만 음향적 시선에서 바라보았을 때 역시 중, 고역이 가장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브루크너 교향곡 6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관악기들이었다. 총주에서 비오듯 쏟아지는 관악의 향연은 커다란 콘서트홀 구석 구석까지 환하게 비추는 듯했다. 또 한 번은 예술의 전당에서 감상한 ‘요한 수난곡’이었다. 콜레기움 보칼레와 콜레기움 뮤지쿰 서울이 함께 한 공연에서 섬세한 고악기의 소리와 합창단이 어우러져 커다란 홀을 경건하게 적셨다. 특히 테너와 현악기 그리고 목관의 향연은 중, 고역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johann

이처럼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대부분은 중, 고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악기들과 사람의 목소리가 모두 이 부분에 가장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폭발하는 팀파니 혹은 록 음악에서 더블 베이스 드럼의 약진하는 역동성도 즐거움 중 하나며 더블 베이스, 콘트라 베이스의 낮은 현들이 음악을 더욱 웅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중, 고역의 완성도가 높은 이후에 저역이 합체될 때 더욱 완성도 높은 사운드가 완성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은 중, 고역임을 명심해야한다. 올바르지 못한 저역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이를 스피커에 적용시켜 생각해보면 사실 우리네 일반적인 환경에서 커다란 우퍼를 가진 스피커를 운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저역 주파수 한계를 낮추기 위해선 대단히 많은, 기하급수적인 비용의 출혈을 감수해야한다. 저역은 대단히 많은 우퍼 진동을 야기하므로 저역을 재생하는 우퍼를 별도의 챔버에 수납한다던가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매우 강도가 높은 인클로저를 설계해야한다. 소재도 더욱 강도 높고 단단한 것으로 설계해야함은 물론 유닛의 후방 에너지도 신경써야한다. 따라서 인클로저 내부에 우퍼 후방을 완전히 격벽 처리해 중, 고역과 후방 에너지가 섞이면서 공진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여기에 더해 내부 흡음을 어떻게 할 것이며 포트의 구경과 소재 등 FEA,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도 부족한 것이 저역 튜닝일 것이다.

BW 805D3 주파수 응답
805D3 주파수 응답 특성
BW 802D3 주파수 응답
802D3 주파수 응답 특성

하지만 저역에 대해 포기하기엔 그 저역의 중요성이 중, 고역만큼이나 중요한 사람도 있다. 특히 공간이 일정 이상 커지면 저역 양감 부족으로 인해 음악의 감흥이 절반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과연 얼마나 차이가 클까? 예를 들어 스튜디오 모니터로 유명한 바워스&윌킨스의 북셀프 스피커 805D3와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의 대표 모델 802D3를 주파수 응답 특성을 보면 이해가 된다. 푸른 색 곡선이 바로 저역 응답 특성을 나타내는데 805D3가 약 100Hz 부근에서 급격히 감쇄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한편 802D3는 50Hz까지 버티다가 이후에도 완만하게 하강하는 곡선을 보인다. 참고로 805D3의 주파수 응답은 +/-3dB 기준 42Hz–28kHz, 802D3는 동일 조건에서 17Hz–28kHz라고 발표되어 있다.

단순 수치보다 그래프의 커브가 더 유효한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스펙이나 측정치는 참고용일 뿐이다. 이를 스피커 특성의 모든 것으로 인식하는 건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사람의 키와 몸무게만 보고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유추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같은 브랜드의 북셀프와 레퍼런스급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사이의 차이는 다른 무엇보다 저역 특성에서 갈린다. 그렇다면 6천불 짜리에서 22,000불 짜리 스피커로 점프해야한다. 무려 세배, 아니 네 배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된다. 어떻게 해야할까?

REL S812 4

서브우퍼 그리고 렐 S/812

물론 상위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가격에 관해 이는 상당한 지출을 요구한다. 사실 저역은 중요하며 넓은 시청 공간을 구비하고 있다면 802D3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다면 802D3를 구입하는 것 외에 저역의 깊이와 양감을 증가시킬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있다. 805D3를 구입한 후 추가로 액티브 서브우퍼를 구입해 함께 세팅하는 것이다. 805D3 가격에 한참 못미치는 비용을 지불하고도 상위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 버금가는 저역을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서브우퍼의 선택은 메인 스피커의 선택만큼이나 쉽지 않다. 액티브 서브우퍼의 경우 내장 앰프를 탑재하고 있으며 진동판의 소재, 인클로저, 크로스오버 등 모두 메인 스피커와 다른 설계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홈 시어터 용도로 제작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하이파이 오디오의 재생음과 자연스러운 조화가 쉽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듯 하이파이 오디오용 액티브 서브우퍼를 개발, 생산해오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렐 어쿠스틱스다.

REL S812 1

최근 렐 어쿠스틱스 서브우퍼 중 또 하나의 제품인 S/812를 테스트했다. 이 모델은 S 시리즈 중 위에서 세 번째 모델로서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그 중에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도 그 역할을 할 정도의 수준에 올라 있는 모델이다. 일단 저역 성능의 기준이 되는 우퍼 사이즈는 12인치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진동판 소재의 경우 카본을 사용하고 있는데 유닛 후방에도 카본 지지대를 배치해 강력한 피스톤 운동에 의한 깊고 왜곡 없는 저역 재생이 가능하다.

REL S812 3

기본적으로 전면을 향한 베이스 우퍼가 한 발 보이지만 그것 외에 또 한 발의 12인치 우퍼가 내장되어 있다. 이는 인클로저 하방에 위치한다. 이 기술을 렐 어쿠스틱스에선 ‘슈퍼 프로그레시브 라디에이터’라고 명명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패시브 라디에이터로서 모터 시스템을 장착하지 않고 있으며 전면 우퍼의 후방 에너지 도움을 받아 추가적인 저역 확장에 도움을 준다. 렐 어쿠스틱스에 의하면 낮은 볼륨에서 마치 밀폐형 12인치 우퍼처럼 작동하며 커다란 볼륨에선 14인치에 가까운 성능을 내주는 설계라고 한다. 이 두 개의 우퍼를 통해 S/812는 저역 한계를 무려 19Hz까지 낮추었다.

REL S812 2

한편 내부엔 클래스 D 증폭 앰프를 내장하고 있는데 NextGen 5라고 부른다. 출력은 무려 800와트로 대출력으로 기본적으로 하이레벨 입력을 통해 메인 시스템의 앰프로부터 신호를 받지만 내장 앰프의 도움을 통해 12인치 우퍼의 성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더불어 퍼펙트 필터 및 퓨어 시어터 필터 등을 내장하고 있는 등 레퍼런스 라인업으로 가기 직전에 렐 어쿠스틱스의 기술을 거의 망라하고 있는 모습이다.

REL S812 5

청음

렐 S/812 테스트엔 벨칸토 Stream 2 및 DAC 2.8, 그리고 REF601M 모노블럭 등 벨칸토 풀 시스템을 활용했고 스피커는 바워스&윌킨스 805D4를 사용했다. 세부 세팅 측면에선 일단 파워앰프에서 전용 스피콘 우퍼 케이블을 사용해 S/812에 연결해 진행했다. 이 외에 크로스오버 60Hz, 볼륨 11시 전후로 조정해가면서 진행했다. 805D4의 저역 한계가 42Hz임을 감안했다.

musica nuda

뮤지카 누다 : Come together

저역은 초반부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시종일관 더블 베이스가 으르렁거리는 곡이기도 한데 그 양이 확실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략 중간 저역부터 그 아래 저역이 초저역까지 이전보다 훨씬 더 완만해진 슬로프를 그리는 것으로 추측된다. 주파수 도메인에서 저역의 증가는 음악을 더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며 녹음의 잠재된 정보를 한껏 끌어내 감흥을 확장시켜준다. 다행히 상위 대역과 부조화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하이레벨 접속의 강점이라고 판단된다.

rahman

A.R. 라만 : Dacoit Duel

서브우퍼는 다분히 저역의 증가를 통해 음악의 밸런스를 저역으로 끌어내리며 덩달아 무게감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역동적인 비트와 리듬이 저역을 오갈 때 그 역동성은 저역의 깊이와 양감 증가와 함께 몇 배 더 폭발한다. 사실 저역을 담당하는 서브우퍼의 성능이 좋지 않은 경우 저음의 양과 깊이는 좋아지지만 시간축 도메인에서 딜레이가 발생해 부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렐의 경우 전혀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일반적인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서 이런 저역을 얻으려면 바워스앤윌킨스의 경우 805D4보다 두 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해 보인다.

raymond

레이먼드 다블뤼 : 바흐 –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

그러나 저역이 항상 역동적인 타악기나 전자악기에서만 출몰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조용한 가운데 파도처럼 밀려오는 저역도 있다. 바흐의 음악이 그런 경우인데 매우 낮은 저역이 파이프 오르간을 통해 물밀 듯 밀려오다가 어느새 빠져나간다. 저역의 밀물과 썰물 차이, 즉 그 낙폭은 서브우퍼를 가동했을 때와 그러지 않았을 때 매우 큰 폭으로 비교된다. 종종 이런 넓고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저역이 있었는지 놀라 볼륨을 내리게 만들기도 한다.

1812 1

신시네티 팝스 오케스트라 : 차이코프스키 – 1812 서곡

서브우퍼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 재생 후 켠 후 재생해보면 청감으로 바로 파악되는 저역 차이가 있다. 특히 실제 쏘아올린 대포 소리인데 일단 그 깊이가 더 깊은 것은 물론이고 양이 증가하면서 대포의 크기가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청감상 들리지 않는 초저역도 있다. 이는 시청 공간에서 감상자의 발끝으로 전해진다. 우퍼가 터질 듯 움직이는 모습이 청취 위치에서도 보일 정도로 움직이는데 이런 음원을 북셀프에서만 감상하는 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락포트 Atria REL 서브우퍼

총평

최근 몇 년 동안 필자는 렐 어쿠스틱스 서브 우퍼를 테스트해왔다. 그리고 그 중 S 시리즈에 위치한 S/812를 최근 테스트했는데 레퍼런스 라인의 서브우퍼에 필적하면서 하위 T/x 시리즈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사실 해외에선 필자가 시청실에서 사용하는 락포트 테큰톨로지의 스피커 등 하이엔드 스피커에도 초저역 보강을 위해 액티브 서브우퍼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꽤 있다. 초하이엔드 스피커라고 해도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하이엔드 시스템 사용자 중 렐 어쿠스틱스 서브우퍼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S/812는 S/150과 함께 하이엔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시작점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필자 또한 락포트 Atria에 적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글:오디오 평론가 코난

Specifications

Type: Front-firing active woofer, down-firing passive radiator
Active Drive Unit: 12 in. (300 mm) long-throw, die cast Aluminium chassis
Passive Radiator: 12 in. (300 mm)
LF Response in Room: 19Hz at -6 dB
Input Connectors: Hi Level Neutrik Speakon, Left and Right Lo Level phono, LFE phono, LFE XLR

Gain Control Range: 80 dB
Power Output: 800 watts (RMS)
Phase Switch: Yes, 0 or 180 degrees
Amplifier Type: NextGen5 Class D
REL AirShip Wireless: Yes – REL AirShip system (required), sold separately

Protection System
Fully Electronic with SET-SAFE: Yes
D.C. Fault: Yes
Output Short: Yes

Mains Input Voltage: 220-240 volts, 110-120 volts for certain markets
Fuses: 7 Amp semi delay 230 volts operation,
15 Amp semi delay 120 volts operation
Dimensions (WHD): Including Feet and Rear Panel Controls
17.0 x 18 x 20 in. (430 x 455 x 514 mm)
Add 1.75 in. (44.5 mm) in depth when using Hi Level connector
Net Weight: 75 lbs. (34.0 kg)
Shipping Weight: 94.0 lbs. (42.6 kg)
Finish: Gloss Piano Black or Gloss White Lacquer
Supplied Accessories
Mains Lead: Yes
Neutrik Speakon Interconnect: Yes (10 Metres Nominal)
Users Manual: Yes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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