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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 탐방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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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 조립이 완료되었다고 해서 공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엄격한 관리 하에 제작되어 입고된 회로 기판들은 아큐페이즈 본관에서 정밀한 조립 과정을 거친다. 이곳에서 제품들은 드디어 ‘옷’을 입고 사용자가 마주할 최종적인 모습으로 단장된다. 전면 패널, 메인 섀시, 그리고 방열판 등이 하나로 결합되는 단계다. 일반적으로 일부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알루미늄 블록을 깎아 만든 모노코크 방식을 선호하지만, 아큐페이즈는 여전히 각 패널을 개별 제작해 정교하게 조립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통 알루미늄 섀시가 주는 이점도 분명하지만, 아큐페이즈의 조립 공정을 지켜보면 그런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복잡하고 섬세한 디테일에 경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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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결벽에 가까운 QC(품질 관리) 공정이다. 조립 완결성은 물론, 외관 패널에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든 미세한 흠집만 발견되어도 해당 파트는 즉시 라인에서 제외된다. 실제 현장에서 탈락한 패널을 확인했을 때,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결함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계측 테스트 역시 가혹하다. 각 입출력단의 전기적 특성 검사는 물론, 물리적 충격 테스트까지 병행된다. 이후 실제 청음을 통해 이상 유무를 최종 판단한 뒤에야 포장 공정으로 이동한다. 아큐페이즈의 초기 불량률이 제로에 수렴하는 이유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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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섀시 위에 새기는 신뢰

서브 어셈블리 및 전면 패널 공정

아큐페이즈의 제조 철학이 완성되는 곳은 바로 제조부(Production Dept.)다. 이곳에서는 정교하게 제작된 회로와 전원부, 그리고 섀시가 하나로 합쳐져 비로소 하나의 오디오 기기로 탄생한다. 단순히 부품을 결합하는 단계를 넘어, 기기 한 대마다 고유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집요한 공정의 연속이다. 아큐페이즈의 심장이 회로라면, 그 기품을 완성하는 외관은 서브 어셈블리(Sub-Assembly) 공정에서 빚어진다. 이곳은 거대한 섀시가 조립되기 전, 세부 파트들이 장인의 손길을 거쳐 하나의 모듈로 완성되는 정밀 공정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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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조립의 정밀도

아큐페이즈의 조립 라인은 숙련된 기술자들의 손끝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방열판과 내부 부품을 고정할 때 작업자는 전동 드릴을 사용하면서도, 결합 상태를 육안으로 재차 확인하며 토크를 미세하게 조율한다. 내부 레이아웃을 구성하는 수많은 기판과 배선이 질서 정연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은 아큐페이즈 특유의 완벽주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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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조율하는 마이크로미터의 세계

아큐페이즈의 작업대 위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흐른다. 기술자들은 미세한 핀셋과 전용 공구를 사용하여 섀시 내부에 들어갈 부품들을 하나하나 배치한다. 특히 프리앰프 라인업의 모델명이 수기로 기재된 섀시 파트는,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아큐페이즈만의 개별 관리 시스템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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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표준화, 전면 패널 조립

하이엔드 오디오의 가치는 노브를 돌리는 손맛에서도 결정된다. 프리앰프의 전면부 조립 과정은 기계적인 결합 그 이상이다. 작업자는 흰 장갑을 끼고 전면 패널과 노브의 유격, 그리고 작동 시의 압력을 세밀하게 점검한다. 섀시 한쪽에 정돈된 수많은 나사와 작은 부품들은, 가장 화려한 전면 패널 뒤에 얼마나 치밀한 공학적 설계가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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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과 집념의 마침표

전수 검사 공정

오차를 불허하는 가혹한 전수 검사

공정 한편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빈티지 장비와 정밀한 현대 계측기가 공존한다. 파나소닉(Panasonic) 오디오 분석기를 비롯해 켄우드(Kenwood)와 텍시오(Texio)의 오실로스코프, 그리고 바늘의 움직임으로 미세한 변화를 잡아내는 아날로그 미터들은 제품이 완벽한 전기적 특성을 갖추었는지 검증하는 엄격한 관문이다. 아큐페이즈는 일부를 뽑아 검사하는 샘플링 방식을 거부하고,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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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이 완료된 제품은 수많은 계측 장비가 늘어선 검사대로 향한다. 오실로스코프와 정밀 멀티미터 등 전문 장비들이 동원되어 출고 전 모든 성능 지표를 점검한다. 화면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사인파(Sine Wave)는 기기가 설계 스펙을 완벽히 충족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아큐페이즈는 샘플링 검사에 그치지 않고,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 검사를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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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이 깃든 마지막 손길

기기의 내부 구성이 완료된 후에도 공정은 멈추지 않는다. 전용 트레이와 보호재를 사용해 작은 흠집 하나조차 용납하지 않는 관리 상태는 제품을 맞이할 오디오파일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기기들은 이제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리스닝 룸으로 떠날 준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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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완벽을 위한 마지막 관문

에이징 및 충격 테스트

아큐페이즈의 모든 기기는 실제 사용 환경보다 가혹한 조건을 견뎌낸 뒤에야 비로소 박스에 담긴다. 특히 충격 테스트와 에이징(Aging) 과정은 제품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담보하는 핵심 공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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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함이 빚어낸 품질, 충격 테스트

아큐페이즈는 기기 작동 중 물리적 충격을 주어 노이즈나 오작동 여부를 확인한다. 기술자는 신호가 흐르는 앰프 섀시 곳곳을 전용 도구(테스트용 해머 등)로 두드리며 미세한 접촉 불량이나 냉납 현상이 있는지 살핀다. 이는 배송 중 진동이나 실사용 시 외부 충격에도 음질 변화나 고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검증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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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의 순도를 검증하는 전수 계측

충격 테스트와 병행하여 정밀 계측기들이 동원된다. 기기가 물리적 충격을 받는 순간에도 사인파가 흐트러짐 없이 유지되는지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복잡한 배선들은 프리앰프나 파워앰프의 입출력 단자 전체를 검사 장비에 연결하여 단 하나의 채널에서도 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수 검사하기 위함이다. 외에도 조립이 완료된 제품들은 이곳에서 일정 시간 이상 전원을 켜고 작동시키며 초기 불량 유무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스피커와 다른 오디오 기기가 준비된 리스닝 룸 형태 공간에서 계측기 수치뿐 아니라 실제 소리로서의 완성도까지 최종 점검한다. 현기증이 날 정도의 반복 테스트가 진행된 후에야 출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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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를 보여주는 마지막 공정

아큐페이즈 본사 공정의 마지막 장은 화려한 자동화 설비가 아닌, 묵묵히 계측기 앞을 지키는 기술자의 뒷모습으로 장식된다. 완벽한 신호 증폭을 위해 설계된 회로가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그 정밀함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의 ‘집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아큐페이즈가 수십 년간 하이엔드 오디오의 표준으로 군림해 온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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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 탐방 –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