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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돌프, 돌풍의 파워앰프

링돌프 SDA-2400

TDAI 3400 SDA 2400 front angle 복사본

미완의 하이파이

최근 디지털 스트리밍 관련 가장 뜨거운 뉴스의 중심엔 애플이 있다. 바로 애플이 애플뮤직에서 애플뮤직 클래식을 분리시켜 독립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애플뮤직은 저작권 관련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불법 음원 유통이 범람하던 시절 아이팟과 애플뮤직을 출범시키면서 일거에 교통정리를 했던 기업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 대범한 결정은 현재까지 온라인 스트리밍과 음원 유통의 레퍼런스가 되어주었고 뮤지션과 음반사 그리고 대중을 암흑에서 구원했다. 현재 모든 온라인 스트리밍 관련 회사는 애플에 커다란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pplemusicclassical

그리고 결국 고해상도 음원, 공간 음향 서비스 시작을 넘어 프라임포닉이라는 클래시컬 전문 음원 유통사 프라임포닉을 인수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아마도 이 때부터 애플은 애플뮤직 생태계의 무한 확장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생물이든 디바이스는 풍부한 토양 위에서 그 생태계를 넓혀나가기 마련이다. 애플뮤직 뿐 아니라 이젠 전 세계 유수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탁월한 스트리밍 서비스 위에서 스트리밍 앰프는 이제 하이파이 오디오의 가장 대중적인 형식으로 자리 잡아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스트리밍 앰프는 마니아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미완의 하이파이다. DLNA/UPnP를 통한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고 이 외에 블루투스, 에어플레이, ROON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편의성을 드라마틱하게 높였고 게다가 앰프도 내장했다. 앰프는 갈수록 작은 사이즈에 높은 전기 효율을 특징으로 대출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효율성 면에서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케이블 업그레이드 등 몇 가지 제한된 튜닝 외엔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기능이 하나의 섀시 안에 모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TDAI 3400 angle frit 복사본 1

파워앰프 업그레이드

스트리밍 앰프라는 올인원 제품의 성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프리 아웃 단자를 채용하고 있는 경우 파워앰프를 별도로 구입해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 스트리밍 앰프의 내장 앰프 성능보다 훨씬 더 뛰어난 파워앰프가 있다면 드라마틱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오디오파일을 욕구를 모르는 바 없는 메이커들도 제짝 파워앰프를 내놓곤 한다. 업그레이드할 제품이 없을 경우 수년간 사용하다 다른 메이커의 상위 제품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있고 메이커 입장에선 사용자를 최대한 잡아두고 싶을 테니까. 그러나 이런 연결의 치명적 단점은 스트리밍 앰프 본체의 파워앰프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파워앰프 추가라는 것은 업그레이드를 위한 꼼수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NAD 같은 메이커는 M33이라는 스트리밍 앰프의 제짝 파워앰프로 M23이라는 제품을 출시하며 모노브리지라는 연결 방식을 지원하기도 했다. 여기서 링돌프 오디오는 자사의 스트리밍 앰프 TDAI-3400 같은 앰프에 연결해 성능 업그레이드를 꾀할 파워앰프 SDA-2400을 출시했는데 그 설계가 무척 기특하다. 일단, 이 앰프는 8옴 기준 2백 와트, 4옴에선 4백 와트 출력을 갖는 클래스 D 설계다. 기본적으로 PWM, 즉 스위칭 증폭을 하며 390kHz 고정 스위칭 속도와 함께 최소의 피드백 설계로 인해 매우 낮은 왜곡과 높은 SN비를 자랑한다. 참고로 전 고조파 왜곡율은 0.004%, SN비는 117dB로 매우 준수한 수준이다.

TDAI 3400 SDA 2400 복사본

발상의 전환

링돌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SDA-2400이라는 파워앰프를 설계하면서 이들은 단순한 스테레오 파워앰프가 아니라 디지털 전송이 가능하며 그 이상의 성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링돌프의 TDAI 스트리밍 앰프 제품군 사용자에게 뭔가 특별한 선택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후면 입력단을 보면 그 의문의 열쇠가 조금은 풀리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프리앰프에서 아날로그 출력을 받아 아날로그 입력을 받아 증폭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터페이스다. 그러나 SDA-2400의 경우 RCA, XLR 입력에 더해 동축, 옵티컬 입력을 받을 수 있게 단자가 하나씩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입력단을 통해 PCM에 한해 최대 24bit/192kHz까지 입력 가능하다.

SDA 2400 front w dark background 복사본

이는 기존에 테스트했던 TDAI-3400과 합체해 최적의 성능 업그레이드를 꾀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TDAI-3400의 출력을 아날로그가 아닌 동축으로 출력해 연결할 경우 디지털 전송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외부로부터의 전기적 간섭이나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다. 한편 링돌프는 디지털 전송에서 데이터와 클럭 신호 전송시 일어날 수 있는 클럭 오차와 이로 인한 지터 발생을 의식했다. 이를 타개하게 위해 SDA-2400의 디지털 입력단엔 울프슨 WM8804 PLL 트랜시버를 탑재해 지터 발생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있다. 이것은 TDAI-3400 같은 스트리밍 앰프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있어 SDA-2400이 갖추어놓은 대책의 초입에 불과하다.

SDA 2400 rear w dark background 복사본

그 다음으로 링돌프는 SDA-2400을 TDAI-3400과 함께 바이앰핑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요컨대 TDAI-3400과 SDA-2400을 동축으로 연결하고 웹 브라우저에서 간단한 셋업을 마치면 TDAI-3400은 트위터를 드라이빙하고 SDA-2400은 베이스 우퍼를 드라이빙하는 형태의 바이앰핑 진용이 완성된다. 바이앰핑의 효과는 이미 알려진대로 상당히 많다. 하나의 앰프가 트위터, 베이스 우퍼 등을 모두 드라이빙 할 때보다 앰프에 여유가 생기며 무엇보다 베이스 우퍼에서 발생하는 잔류 전류, 즉 역기전력이 트위터로 올라가 음질을 훼손하는 일도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SDA 2400 angle w dark background 복사본

셋업은 그리 메뉴얼을 보고 실행하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은 있다. 일단 TDAI-3400과 SDA-2400의 각 스피커 출력을 스피커의 HF 및 LF에 연결하며 스피커쪽 바인딩 포스트 사이에 연결된 점퍼핀(케이블)을 탈거해야 한다. 한편 스마트폰이나 패드에서 링돌프 TDAI-3400의 IP를 치고 들어가면 링돌프 전용 컨트롤 화면이 뜨는데 출력 선택란에 진입해 크로스오버를 5kHz로 끊어 SDA-2400에 이 대역 드라이빙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한편 바이앰핑시 디지털로 전송하는 신호의 처리 시간 지연도 고려해놓고 있다. TDAI-3400에서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하며 SDA-2400에서 이 짧은 시간 지연(0.6mS)을 지연시켜 보상해주어야 한다. 이 세팅만 마치면 비로소 스트리밍 앰프와 파워앰프의 완벽한 결합이 완성된다. 디지털 전송과 바이앰핑 셋업을 통해 단 두 대로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프리앰프 그리고 최소 파워앰프 두 대로나 가능한 하이엔드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모노브리지도 좋은 방법이지만 앰프의 출력이 충분하다면 모노브리지보단 바이앰핑이 음질 차원에선 이득이 더 클 가능성이 많다.

TDAI 3400 SDA 2400 front angle 복사본 1

청음

이번 테스트는 필자의 전용 시청실에서 진행했다. 그러나 메인 스피커인 윌슨 사샤와 락포트 아트리아, 아탈란테 3 등 모든 스피커가 바이앰핑을 지원하지 않는 사실을 알았고 새로운 스피커가 필요했다. 결국, 수소문 끝에 달리 에피콘 2 스피커를 공수해 테스트했다. 들어본 지는 오래되긴 했지만, 무척 좋아하는 스피커이기도 하고 단자 퀄리티 또한 뛰어나 케이블 결선 등에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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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조합에서 들을 수 있는 사운드는 TDAI-3400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맞다. 매우 깨끗하고 정갈한 사운드를 내준다. 예를 들어 에밀리 클레어 발로우의 ‘The very thought of you’ 같은 곡을 들어보면 마치 배경을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버린 듯하다. 굉장히 높은 SN비를 방증하는 것으로 적막에 가까운 무대 위에 보컬만 오롯이 노래를 시작한다. 따라서 보컬의 토널 밸런스, 대역 밸런스가 흐트러짐 없을 뿐만 아니라 보컬, 악기들의 미세한 떨림도 모두 분해해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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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클래스 A, AB 앰프와 소릿결은 다르다. 클래스 D 증폭의 깔끔하고 매끈한 표면과 마치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듯한 정밀한 사운드를 내준다. 흥미로운 건 룸퍼펙트를 실행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로서 이는 이 앰프의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 같은 곡을 들어보면 저역의 무게감, 어택의 힘이 대폭 증가한다. 더불어 중고역이 형성시키는 무대의 크기 또한 상당 부분 커져 공간을 가득 메운다. 전체적으로 포만감 넘치는 사운드로 마치 스피커를 에피콘 6 등 중형기로 업그레이드한 듯한 느낌이다.

dominique

룸퍼펙트 외에 이 조합이 TDAI-3400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은 뭐니뭐니해도 바이앰핑의 효과다. 이로 인해서 얻는 이득은 무엇보다 스케일이나 더 강력한 저역 같은 것보단 소리의 질적인 차이다. 예를 들어 도니니크 피스 아이메의 ‘Birds’를 들어보면 각 유닛을 별도의 독립된 파워앰프가 제어하다 보니 각 대역의 옥타브 구분도 더 명료하게 결과적으로 디테일이 상승한다. 반대로 어설픈 앰프들의 모노브리지에서 발생하는 SN비 하락이나 과도한 댐핑으로 인한 공격성 등 나쁜 버릇이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스피커 케이블이 두 조 더 필요하다는 점은 추가적인 예산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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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각 악기의 더욱 뚜렷한 정위감 상승 및 디테일, 미세 다이내믹스 등을 기반으로 하는 이 두 개의 조합은 클래시컬 음악에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음질 향상을 유도해낸다. 예를 들어 크리스티안 짐머만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잡티 없이 매우 투명한 피아노 타건이 꿈틀거린다. 잔향은 많지 않아 깔끔하게 미끄러지며 짧은 서스테인을 기반으로 명료하고 약간 차가운 톤을 형성한다. 쿨&클리어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할만한 사운드다. 물론 정위감 차원에선 룸퍼펙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SDA 2400 close angle w dark background 복사본 1

총평

스트리밍 앰프의 다기능, 편의성, 효율성은 누가 뭐래도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조금 쓰다보면 업그레이드 욕구가 올라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분리형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해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진 않는다. 케이블에도 신경을 쓰게 되고 무엇보다 공간의 룸 모드 등 룸 튜닝을 신경 써야만 하게 되는 시점이 온다. 모노 블록이나 바이앰핑까지 탐닉하다보면 어느새 오디오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링돌프는 TDAI-3400이라는 제품 하나로 만족할 수 없는 마니아들을 위해 SDA-2400이라는 패밀리를 개발해냈고 그 설계의 아이디어는 오디오에 수십 년간 매달려온 필자가 보기에도 기막히다. TDAI-3400 한 대만으로도 훌륭하지만 한 번 이 조합의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듯하다. 이 시대에 돌풍을 몰고 오기에 충분한 성능과 기능을 골고루 갖춘 제품이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제품 제원

Description: Integrated stereo amplifier
Power rating: 2 x 400 W @ 4Ohm, 2 x 200 W @ 8Ohm (1 kHz, 0.05% THD+N)
Inputs: 1 x Analog Single Ended RCA (200 Kohm)
1 x Analog Balanced XLR (10 Kohm)
1 x Coaxial Digital (≤192kHz / 24 bit),
1 x Optical Digital (≤96kHz / 24 bit),
All inputs have signal detection

Frequency response: 0.3 Hz – 31 kHz (-3 dB points, 4 Ohms load)
THD+N: 1 W/8 Ohms: 0.004% (A-wgt.)
Channel separation: 96 dB (1 kHz, 200 W/8 Ohms)
S/N ratio: 117 dB (A-wgt. ref 200 W/8 Ohms)
Peak output current: ±40 A
Internal delay: Digital input: 0.6 mSec
Analog input: 0.0 mSec
Power state: Low power (input detection)
On (always on)
Power consumption: Standby mode: <0.4 W Operate mode, no output: 26 W Full output mode: 493 W Trigger (12V): 1 x Input, 10 Kohm / >2.4 DC ON / <1.7 DC OFF
1 x Output for daisy chain
Heat dissipation value: 210 BTU
Dimensions (WxHxD): 45 x 7.3 x 36 cm, 17.7 x 2.9 x 14.2 in,
including 1.3 cm / 0.5 in feet

Finish: Anodized aluminum, matte black
Weight: 6.5 kg / 14.3 lb
Item no.: 900010402

제조사 : 링돌프 오디오(덴마크)
공식 수입원 : ㈜ODE
공식 소비자 가격 : 3,900,000원
제품 문의 : 02-512-4091
청음 예약 : https://bitly.ws/366ac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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