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아큐페이즈 DP-470 공개

아큐페이즈가 새 CD 플레이어 DP-470을 발표했다. 단종되는 DP-450의 후속기이자, 상위 기종인 DP-570S SACD/CD 플레이어에서 내려온 기술을 상당수 이식받은 모델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 기기가 SACD를 지원하지 않는, 순수한 레드북 CD 전용기라는 점이다. 스트리밍이 오디오의 중심을 완전히 장악한 시대에 CD 전용기를 내놓는다는 게 시대착오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최근 CD 포맷이 다시 주목받는 흐름을 감안하면 아큐페이즈의 이 선택은 오히려 계산된 승부수에 가깝다.

트랜스포트 설계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고강성, 저무게중심 구조로 광 픽업을 진동으로부터 격리시키고, 트랜스포트와 로딩 어셈블리 사이에는 탄성 댐핑 시스템을 끼워 넣었다. 8극 네오디뮴 마그네틱 디스크 클램프와 3중 브리지 구조로 섀시 공진과 디스크 회전 시 발생하는 노이즈까지 억제하겠다는 발상이다. 트레이는 알루미늄 가공, 발은 고탄소 주철로 마감했다니, CD 하나 돌리는 데 이 정도 물량을 투입하는 회사가 몇이나 될까 싶다.

DAC 섹션도 만만치 않다. ESS의 ES9026PRO를 채용하되, 아큐페이즈 특유의 4회로 병렬 MDS+ 구조로 설계했다. DAC 회로 네 개를 병렬로 운용해 노이즈와 왜율, 선형성을 단일 회로 대비 개선하겠다는 접근이다. 여기에 상위 기종 DP-570S에서 검증된 ANCC(노이즈 캔슬링 회로)를 전류-전압 변환단에 적용해, 보조 증폭기로 주 증폭기가 만들어내는 노이즈와 왜곡을 상쇄시킨다. DAC 기판을 새로 설계하고 아날로그·디지털 전원을 분리한 것도 이런 노이즈 관리 철학의 연장선이다.

출력단은 언밸런스 RCA와 밸런스 XLR을 각각 독립된 다이렉트 밸런스드 필터 회로로 구동해 두 경로 간 간섭을 줄였고, 출력 레벨은 0dB에서 -60dB까지 1dB 단위로 조정 가능하다. 밸런스 출력에는 위상 선택 기능까지 붙였다.

CD 전용기라고 해서 디지털 시대를 외면한 건 아니다. USB Type-B, 동축, 광 입력을 통해 독립형 DAC로도 쓸 수 있고, 동축, 광 디지털 출력으로 외부 컨버터의 트랜스포트 역할도 겸한다. USB는 PCM 최대 32비트/384kHz, DSD는 Native로 22.5MHz까지, DoP 방식으로는 11.2MHz까지 소화한다. 동축은 24비트/192kHz, 광은 24비트/96kHz가 상한이다.

이런 확장성을 보면 DP-470은 단순히 40여 년 전 포맷에 대한 향수로 만든 기기가 아니다. 오히려 현대적인 디지털 프런트엔드의 중심에 놓일 수 있도록 설계된, 실용적인 CD 플레이어에 가깝다. 스트리머가 랙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지만, CD 플레이어는 조용히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크기는 465×151×393mm, 무게는 13.7kg. 스펙만큼이나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셈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8월 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세금 포함 52만 8000엔. 어느 시장에서든 확실히 프리미엄급으로 포지셔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모니터오디오, 8세대로 재창조된 ‘실버 8G’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