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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니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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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마니아에게 스웨덴은 아바라는 보석 같은 팝 밴드로 유명하며 이 외에도 지중해의 풍경과 시에스타를 연상시키는 인디 팝을 떠올리게 한다. 한편 오디오파일에게 스웨덴의 숨겨진 보물창고 같다. 프로피우스 레이블을 포함해 오퍼스 3 같은 레이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76년 설립된 오퍼스 3는 엔지니어 출신 에릭 페르손이 설립한 레이블로서 현장의 생생한 사운드를 가감없이 녹음해 많은 수작을 남겼다.

얀에릭페르손

그는 공간 자체를 스튜디오 외에 교회나 넓은 콘서트 홀 등 현장의 앰비언스가 풍부한 곳을 선택했다. 그리고 최대한 녹음 체인을 간결하게 만들어 본래 악기 소리를 왜곡하지 않고 순수하게 녹음하려 노력했다. 이런 그의 노력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현실화되었다. 엘피는 물론 EMM Labs의 AD 컨버터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구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오퍼스 3는 오디오파일들이 오디오를 테스트할 때 사용하기 좋은 테스트 앨범을 출시하기도 했다. 심도, 스테이징 등 평가 지표에 따른 컴필레이션을 선보여 한 때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 마니아 뿐 아니라 평론가들이 테스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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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오퍼스 3 레이블을 다시 접하게 되었다. 바로 ‘타이니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앨범이다. 타이니 아일랜드는 괴란 베너브란트가 1989년 만든 일종의 원밴 밴드 같은 형태의 그룹으로 보인다. 1993년엔 오퍼스 3 레이블의 간판 뮤지션인 에릭 빕이 합류해 ‘니드 타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음악적으로는 마치 뉴 에이지 혹은 월드 뮤직 같은 스타일로 분류할만한데 북유럽 등 토속적인 정취를 풀풀 풍기는 악곡과 연주를 이 앨범에 담아내고 있다.

녹음 장소는 스웨덴의 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13세기경 석조 건물로서 교회다. 지극히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교회에서 그들은 맣 C-426 스테레오 마이크와 맣 C-414 V-TL-II 등 최소한의 마이크를 활용해 녹음했다. 녹음은 아날로그 방식이었고 텔레풍켄 마그넷폼 M-28C 녹음기에 BASF SM468 같은 테잎을 사용했으며 믹서도 특주 진공관 방식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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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mlein

녹음도 특이한데 Blumlein 녹음 기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1930년대 영국의 발명가 중 한 명인 앨런 블럼레인이 구사했던 스테레오 녹음 기술로서 두 개의 마이크 캡슐을 아주 가깝게 배치해 소리가 도착하는 시간차를 최소화한 방식이다. 최근 영국의 또 다른 고음질 녹음 레이블 ‘체이싱 더 드래곤’에서도 이 녹음 방식을 활용해 녹음하는 장면이 포착되었는데 악기 소리는 물론 현장의 앰비언스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특히 이 앨범엔 전 세계의 실로 다양한 현악기들이 망라되고 있어 흥미롭다. 12현 기타부터 시작해서 도브로 기타, 만돌린, 부주키, 슬라이드 기타, 슬랙 키 기타 등이 그것이다. 현악기 재생에 대해 특히 각 현 특유의 음색 및 바디의 울림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체크해보는 것도 즐겁다. 추천곡은 ‘Vaquero’. 마치 명상을 하듯 소리의 세계로 유영해 나아가는 듯하다.

Written by 코난

코난 이장호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평가하는 평론가다.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1,2>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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